[아시안컵] 무적 일본? '확실한 아킬레스건' 노출됐다…허둥지둥 GK 어쩌나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일본이 조별리그 1차전부터 거두며 기분 좋게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일본의 약점이 골키퍼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은 14일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유력한 우승 후보 일본의 첫 경기이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유로 스포츠' 등을 포함해 다수의 외신들은 모두 일본의 아시안컵 우승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아시안컵 우승 확률을 분석했는데, 매체가 공개한 일본의 우승 확률은 24.6%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우승 후보 2순위, 우승 확률은 14.3%.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을 비롯해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우승을 예상 중이다.
일본이 최근 좋은 경기력과 함께 결과까지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강국 독일과 스페인을 격파하며 16강에 올랐고, A매치 10연승을 달리는 중이었다. 당장 일본은 아시안컵 본선 직전 치른 친선경기에서 한국과 아시안컵 같은 조에 배정된 요르단을 6-1로 대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일본은 우승 후보답게 베트남전부터 선발 명단 대부분을 유럽파로 구성했다. 일본의 최전방에는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의 공격수 호소야 마오가 섰다. 미드필드는 모두 유럽파가 채웠다. 나카무라 케이토(랭스),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이토 준야(랭스), 모리타 히데사마(스포르팅 CP), 엔도 와타루(리버풀)이 측면과 중원을 책임졌다. 수비진은 이토 히로키(슈투트가르트), 다니구치 쇼고(알 라이얀), 이타쿠라 코(묀헨글라드바흐), 유키나리 스가와라(알크마르)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스즈키 자이온(신트라위던)이 착용했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와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등 핵심 자원들이 제외되거나 벤치에 앉았지만, 충분히 강력한 라인업이었다. 최정방 공격수 호소야와 센터백 이타쿠라를 제외하면 9명 모두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26명 중 20명이 유럽파다.
전력이나 최근 흐름 등을 고려해 베트남전은 일본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공은 둥근 법이다. 예상과는 달리 일본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시작은 좋았다. 일본은 전반 11분 만에 미나미노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코너킥 이후 흐른 공을 스가와라가 잡아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 맞고 흘렀고, 이를 미나미노가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일본은 5분 뒤인 전반 16분 베트남의 19세 유망주 응우옌 딘 박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33분에는 역전까지 허용했다. 스가와라가 응우옌 딘 박을 막기 위해 파울을 범했고, 여기서 베트남의 역전골이 터졌다. 스즈키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 팜 투안 하이에게 향했고, 팜 투안 하이가 밀어넣었다.
그러나 일본은 역시 우승 후보였다. 일본은 전반 45분 엔도의 패스를 받은 미나미노가 골문 반대편을 바라보고 시도한 가벼운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전반 추가시간 5분 나카무라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원더골을 터트리며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난타전 끝에 전반전을 3-2로 마친 일본은 후반전에도 경기를 주도하며 베트남을 압박했다. 전반전과 달리 득점이 많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일본은 베트남의 날카로운 역습을 잘 막아내며 리드를 지키다 후반 막바지 우에다 아야세의 득점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경기는 일본의 4-2 승리로 끝났다.
결과와 별개로 '우승 후보' 입장에서는 찝찝함이 남는 경기였다.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일본의 최대 약점은 바로 골키퍼, 정확히는 골키퍼의 '경험 부족'이다.
최근 골키퍼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는 일본은 아시안컵 전부터 골키퍼 명단에 변화를 줬다. 또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곤다 슈이치(시미즈 에스펄스), 다니엘 슈미트(신트트라위던) 등 베테랑 골키퍼들은 물론 20대 후반인 나카무라 고스케(포르티모넨세)까지 아시안컵에 차출하지 않았다. 대신 베트남전에 선발로 출전한 스즈키, 다이야 마에카와(빗셀 고베), 그리고 노자와 다이시 브랜든(FC도쿄)을 카타르에 데려왔다. 스즈키와 노자와는 21세, 마에카와는 29세다.
문제는 세 선수의 A매치 경험이 상당히 적다는 점이다. 셋 중 나이가 가장 많은 마에카와는 지난 11월 열린 미얀마와의 친선경기에서 9분을 소화했다. 마에카와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노자와는 그동안 대표팀에 차출되기만 했지, 출전 경험은 없다.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는 스즈키인데, 스즈키조차 A매치 출전 기록이 4경기가 전부다. 대신 4경기 중 3경기가 비교적 최근이다. 이변이 없는 이상 일본은 대회 기간 동안 스즈키를 NO.1 골키퍼로 기용할 공산이 크다. 일본은 아시안컵 직전 태국과의 경기에 이어 조별리그 1차전인 베트남전에서 스즈키를 선택하며 스즈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스즈키는 불안했다. 전반 16분 응우옌 딘 박에게 동점골을 실점할 당시 응우옌 딘 박의 헤더가 막기 힘든 코스로 날아오기는 했으나, 스즈키의 위치선정이 썩 좋지 않았다. 전반 33분 베트남에 역전골을 허용할 때에는 경합 후 떨어진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두 장면 모두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실수였다.
이는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일본은 11명 전원은 유럽파로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아시안컵 출전 국가들 중 전력 면에서 압도적인 팀이다. 하지만 베트남전처럼 세트피스에서 골키퍼가 약점을 노출하는 등의 모습이 이어진다면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변을 만들었던 일본이 이번엔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JFA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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