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2갑 주고 10대에 유사성행위…수사까지 회피한 男의 최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성문화 정착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엄단"

담배 2갑과 현금 5만원을 준 대가로 10대 청소년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성행위를 한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청소년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며, 엄격한 처벌을 강조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시흥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10대 청소년 B양에게 9000원 상당의 담배 2갑과 현금 5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B양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신체 주요 부위를 만졌다. 이어 B양에게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

재판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아직 성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고 판단능력도 미약한 피해자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성을 매수했다"며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가로막고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문화 정착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엄단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수사가 개시된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와 관련해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와 그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담배를 대신 사주는 것 등을 빌미로 청소년과 성관계를 한 사건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울산에서는 남성 2명이 13세 청소년이 올린 ‘담배 대리구매 해주실 분’이라는 글을 보고 “담배를 대신 구매해주겠다”는 내용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 후 성매매해 미성년자 의제 강간·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한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13조는 아동ㆍ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또 누구든지 청소년의 의뢰를 받아 술이나 담배 등의 청소년유해약물을 구입해 제공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