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한국 외교에도 ‘시험대’…한·중관계 관리, 어려운 숙제될 듯

이택현,박준상,이경원 2024. 1. 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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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국 외교도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중과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으로서 대만 문제에 대해 더 선명한 목소리를 내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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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베이시 반차오 운동장에서 12일 열린 독립 성향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의 선거 전야 마지막 유세 현장. 연합뉴스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국 외교도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중과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으로서 대만 문제에 대해 더 선명한 목소리를 내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공조하면서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짊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만 총통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의 선거 결과를 잘 지켜보았으며, 앞으로도 대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계속 증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긴요하며 역내 평화와 번영에도 필수 요소”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은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민진당은 대만 독립과 독립 문제의 국제화를 주창하고 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중화민국(대만)이 계속해서 국제 민주주의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민진당의 이 같은 입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대만의 선거 결과를 잘 지켜보았고, 앞으로도 대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계속 증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양안 관계에서 강조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중국을 대표하는 정부는 하나이고 중국과 대만은 분리될 수 없다는 원칙)’을 우리 정부가 앞으로도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대만 관련한 정부의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만해협의 긴장감이 커질수록 한국도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공조해 대만 문제에 더 선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이 대만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한국 등 동맹에게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압박은 지난해부터 시작됐고,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설 내년에는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라’며 압박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대만 문제에 어떤 입장을 내비치느냐에 따라 중국이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숙제다.

중국은 경제·군사 분야에서 한국을 불편하게 만들 수단들을 하나씩 꺼낼 수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과 전략적인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도발을 강화할 수도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선 중국과 소통해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택현 박준상 이경원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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