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외무상, 15∼17일 방러"…푸틴 면담∙무기 거래 촉각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해 9월 정상회담 이후 양국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최 외무상은 방러 기간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북러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해 10월 방북 당시 최 외무상에게 편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아울러 외교가에선 최 외무상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북한 방문 일정을 조율하거나 푸틴 대통령의 무기거래를 비롯한 양국 핵심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북·러 양국은 지난해 9월 정상회담 이후 라브로프 외무장관 방북(10월), 북·러 경제공동위원회(11월·평양) 개최, 연해주 정부대표단 방북(12월) 등을 이어가면서 군사 분야는 물론 농업 특구 공동운영,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연해주 정부는 오는 2월 9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단체 관광객을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코로나19팬데믹 이후 민간에 국경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4월 재개될 예정인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정기 관광의 시범운영 성격이라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해당 러시아 관광객들은 개선문 등 평양에 있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연해주 정부는 올해 안으로 러시아 극동지역과 북한을 오가는 여객 철도 노선의 개통도 추진하고 있다.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인테르팍스 통신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철도 상태와 궤간 차이로 우리가 평양까지 갈 수 없었다"라며 "적어도 북한 나진까지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철도는 두 레일의 간격이 1435㎜인 표준궤를 사용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1520㎜인 광궤를 사용하고 있어 운행을 위해서는 열차의 바퀴를 교체하는 대차교환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총통 선거 등으로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한 김정은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반제·자주적인 나라들과의 전략적 협조 관계를 확대·발전시키고 국제적 규모에서 반제 공동행동, 공동투쟁을 과감히 전개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러 협력의 핵심 현안인 무기 거래와 관련된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각종 무기를 제공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러 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몇 주 동안 북한이 러시아에 다양한 무기를 선적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러시아 동부로 보내졌다"며 "미사일 수십 발과 발사대를 공급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은 미사일 지원 대가로 러시아에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군수물자, 기타 첨단기술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북·러의 무기거래가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내놓았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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