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아저씨가 스파링하자고 했다"…70대 경비원 폭행사건 '황당 해명'

남양주시 60대 경비원 폭행 영상 공분
경찰, 경비원 기절 영상 근거로…'상해죄' 입건

10대 남학생이 60대 경비원을 기절할 때까지 폭행한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해당 영상을 촬영한 학생이 입장을 전했다.

지난 12일 자정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 건물 안에서 고등학생 A군이 해당 건물 경비원인 B씨를 폭행했다. 사건 당시 B씨는 A군 일행이 상가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훈계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군의 친구들이 폭행 장면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영상 속에서 건장한 체격의 A군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B씨에게 허리 태클을 시도해 넘어트린 후 얼굴을 발로 차고 손으로 머리를 가격했다. B씨는 반항해 보지만 계속된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고 움직이지 못했다.

영상을 본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B씨는 "이미 A군으로부터 사과받았고, 재차 사과하겠다는 의사도 전달받아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가 사건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길 원하는 점을 고려해 절차에 따라 추후 사건을 접수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당일 현장 종결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남양주 남부경찰서는 A군을 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폭행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영상에서 B씨가 3초가량 기절한 모습을 근거로 상해죄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A군이 무단으로 영상을 유포한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법률 검토를 통해 혐의 추가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면을 촬영해 SNS에 올린 C군은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난 말리러 간 거다. 경비 아저씨분이 치다가 스파링하자고 체육관을 찾았다"며 "(체육관이) 다 닫아서 지하주차장 CC(TV) 있는 곳으로 하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영상) 찍으라 하고 녹음도 켰다. 끝나고 (경비원과) 잘 풀고 갔다"며 "핸드폰 저장이 안 돼서 (찍은 영상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고 바로 지웠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라며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