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中반발 속 日밀착 “대만의 민주주의 파트너”

대만 총통 선거 승리 이튿날 오전
‘대사 격’ 일본대만교류협회장 만나
NHK “日과 관계 중시 자세” 평가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13일(현지시간) 수도 타이페이에서 제16대 총통 선거 승리를 확정한 뒤 담담한 표정으로 단상에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의 차기 총통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당선인이 “일본은 대만에 긴밀한 민주주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라이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 일본 외교부는 주일 중국대사관으로부터 “내정 간섭”이라며 항의를 받았다. 라이 당선인은 자신의 승리를 계기로 다시 시작된 중‧일 간 긴장에서 일본에 호의적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14일 “라이 당선인이 이날 오전 타이베이에 있는 민진당 본부에서 일본대만교류협회의 오하시 미쓰오 회장과 가타야마 가즈유키 타이베이사무소 대표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수교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에 대사관을 설치하지 못한다. 일본대만교류협회는 실존하지 않는 ‘주대만 일본대사관’ 격의 단체다.

라이 당선인은 오하시 회장, 가타야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은 대만에 매우 긴밀한 민주주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오하시 회장은 “일본인들은 대만과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NHK는 전했다.

오하시 회장은 라이 당선인을 만난 뒤 NHK에 “축하를 전했다. 일본과 대만 관계는 사상 최고에 있고, 앞으로도 틀림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 이튿날 일본 대표단을 만난 라이 당선인의 행보를 놓고 NHK는 “일본과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라이 당선인은 지난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 민진당 후보로 나와 득표율 40.05%로 승리했다. 집권 민진당은 친미 성향으로, 일본과도 밀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친중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33.49%로 2위 득표했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미‧중 대리전’으로도 평가됐다. 친미 성향 민진당 체제가 이어지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를 확인한 지난 13일 밤 성명을 내고 라이 당선인에게 “민주적인 선거의 원활한 실시와 당선을 축하한다”며 “(일본) 정부로서는 대만과의 관계를 비정부 간 실무관계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만 간 협력과 교류의 심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을 둘러싼 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일본 외무상의 공개적 축하 표명은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위반했을 뿐 아니라 중·일 4개 정치문서(중·일관계 주요 합의문)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우리는 강한 불만과 함께 결연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 외교적 항의를 의미하는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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