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현직 검사 불쑥 찾아와 훈계”…김영선 지역행사도 참석
박대범 광주고검 검사가 창원지검 마산지청장 재직 시절 만난 정치인은 정점식(재선·경남 통영-고성) 국민의힘 의원인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대검찰청은 박 검사가 총선을 앞두고 정 의원 등 정치인을 찾아간 것은 현직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게 한 행위라고 판단해 지난 12일 법무부에 중징계를 청구했다. 정 의원은 사법연수원 20기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거친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2019년 4·3 보궐선거를 통해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박 검사가 정 의원을 만나게 된 계기는 분명하지 않다. 정 의원은 박 검사와의 지난달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상호 약속된 만남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검사가) 약속을 잡고 나를 찾아오거나, 내 사무실에 찾아온 건 아니었기 때문에 (만남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검사가 불쑥 찾아와 의도치 않게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정계 입문 전 자문을 위해 상호 약속하에 만남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여권 관계자는 “정점식 의원은 현직 검사가 자신을 찾아와 인사하고 자문을 구하는 것 자체가 검사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여겨 그 자리에서 바로 훈계하고 접촉을 차단한 것으로 안다”며 “본인이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후배 검사의 정치 중립 의무에 대해 더 엄격한 잣대로 냉정하게 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지난달 김영선(5선·경남 창원의창) 국민의힘 의원이 창원 지역의 출마 준비자들을 만난 자리에도 참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검은 박 검사에 대한 중징계 청구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행위를 확인한 즉시 감찰을 했다”며 “향후에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 검사에게 청구된 중징계는 정직 이상의 징계를 의미한다. 해임·면직될 가능성도 있다. 최종 징계 수위는 법무부 산하 검사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날 박 검사는 정 의원을 찾아간 이유와 중징계 청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문자 등 중앙일보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이원석 총장 “김상민, 책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살펴보라”
실제 김 검사는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출판기념회 개최 소식을 알리고 경남 창원 의창구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대검은 김 검사가 사직서 제출 이전부터 이미 현직 검사 신분으로 출판기념회 개최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검사가 책을 쓰기 시작한 시점까지 면밀히 살펴보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린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검 관계자는 “감찰위원회 권고에 따라 ‘검사장 경고’ 조치를 하자마자 김 검사는 SNS로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알렸고 책도 준비가 돼 있었다”며 “검사 신분으로 정계 입문을 준비하고 있었단 점에서 총장은 김 검사가 책을 쓰기 시작한 시점과 출판 기념회 준비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엄중히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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