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 감옥 대신 우크라 전쟁터로 보내진 러시아 前시장

전 블라디보스토크 시장, 징역 12년형
복역 중 러 국방부와 계약…군사훈련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전 러시아 지자체장이 감옥을 나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RBC 등은 올레그 구메뉴크(56) 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시장이 남은 형기를 마치는 대신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가기 위해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전직 러 블라디보스토크시장 추정 남성(초록색 원)[이미지출처=러 극동 매체 브이엘루(VL.RU) 텔레그램 캡처, 연합뉴스]

구메뉴크는 재임 기간이던 2019년 4월~2021년 5월 기업으로부터 뇌물 3800만루블(약 5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구메뉴크에게 징역 16년 6개월과 벌금 1억5000만루블(약 22억원)을 선고했다. 그는 법원 판결을 받고 연해주 한 감옥에서 복역 중이었다.

구메뉴크는 1985~1987년 옛 소련 해군에서 복무했다. 현재 그는 정확한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모처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메뉴크의 변호인은 "내가 알기로는 구메뉴크는 먼저 훈련장에서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해주 현지 다수 텔레그램 채널에는 구메뉴크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군복 차림으로 손에 총을 들고 찍은 사진이 등장했다. 코메르산트는 이번 사안에 대해 연해주 지역 러시아 연방교도국이 즉각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2022년 2월24일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은 다음 달이면 발발한 지 만 2년이 된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은 해를 넘기고도 지난한 소모전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밤새 미사일 37기, 드론 3대를 발사했으며, 이중 미사일 8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사일·드론 공습을 방어할 방공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서방의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이날 공습에 대해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파 교란 등 전자전을 병행한 결과, 격추되지 않은 무기 중 20개 이상을 무력화시켰다고 밝혔지만 러시아군은 모든 표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 군수 산업 단지에 대한 공격을 수행했다"며 "포탄, 화약, 드론을 생산하는 곳을 목표로 해 지정된 모든 시설이 타격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