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통해 알려진 진실"…英 수백명 파산시킨 '우체국 스캔들'

김은하 2024. 1. 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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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선 이른바 '우체국 스캔들'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5년 전, 수백 명의 우체국 직원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일부는 절도죄로 옥살이했다.

영국 가디언은 "수백 명이 투옥되거나 파산했고, 최소 4명은 자살했다"고 전했다.

CNN은 "드라마가 공개된 후 리시 수낙 총리는 의회가 수백 명의 하위 우체국장들의 유죄 판결을 뒤집는 획기적인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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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인기에 비난 여론 불붙어
총리 "우체국 사장 서훈 취소 결정시 지지"

최근 영국에선 이른바 '우체국 스캔들'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5년 전, 수백 명의 우체국 직원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일부는 절도죄로 옥살이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피해 구제가 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한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됐다.

13일(현지시간) CNN은 최근 TV 드라마 ‘미스터 베이츠 vs 더 포스트 오피스’(Mr Bates vs The Post Office)가 방영되면서 이 사건이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 드라마는 우체국 소장들이 결백을 증명하고 보상을 받기 위한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에서 한 우체국 간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EPA/연합뉴스]

1999년 당시 영국 우체국은 일본 기업 후지쓰 서비스가 개발한 회계 소프트웨어 '호라이즌'을 도입했다. 호라이즌에서 회계 오류가 계속 발견됐지만, 우체국은 이를 무시했다. 이로 인해 1999~2015년 지점장 및 점원 700명 이상이 회계 부정 및 절도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수백 명이 투옥되거나 파산했고, 최소 4명은 자살했다"고 전했다.

사건 실마리는 2009년 영국 정보기술(IT) 전문지 '컴퓨터 위클리'가 호라이즌의 오류를 인지하면서 풀렸다. 이후 피해자 500여 명이 집단 소송을 시작했고 2019년에서야 '회계 시스템상 오류가 있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죄 판결이 번복된 건수는 93건뿐으로 보상금도 극히 일부만 지급됐다.

지난 1~4일 방영된 '미스터 베이츠 대 우체국'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우체국, 후지쓰 측에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드라마 방영 후 피해자 약 50명이 더 나타났다.

현재까지 2700명 이상이 보상을 신청했다. 이들은 보상뿐만 아니라 사건과 관련한 이들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는 이번 주 중 후지쯔가 이 스캔들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발표하면 이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후지쯔 측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는 데 전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방영된 영국 TV 드라마 '미스터 베이츠 대 우체국' 포스터. [사진출처=IMDb 홈페이지 캡처]

CNN은 “드라마가 공개된 후 리시 수낙 총리는 의회가 수백 명의 하위 우체국장들의 유죄 판결을 뒤집는 획기적인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당시 우체국 최고경영자(CEO)인 폴라 벤넬스에게 2019년 수여한 '대영제국 사령관 훈장'(CBE)을 회수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10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CBE는 대영제국 훈장 5개 등급 중 3등급이다.

피해자와 전문가들은 영국 우체국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산망이 문제를 일으켰지만, 결국 그들이 죄를 인정하도록 몰고 간 건 우체국이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프리츠의 제임스 하틀리 변호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비난은 우체국을 향해야 한다”며 “시작은 IT 시스템의 결함이지만 우체국의 기업 행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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