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다저스…오타니 참가 팬페스트, 올해는 무료 아닌 유료→구단은 '답변 거부'

유준상 기자 2024. 1.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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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올겨울 전력 보강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올해 행사는 '무료'가 아닌 '유료'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LA 지역 매체 'LA타임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가 오는 2월 4일 팬페스트 행사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다저스 구단이 공개한 팬페스트 입장권 가격은 1명당 10달러다.

이번 행사는 90분 동안 진행되며,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등 팀 내 주축 선수들이 참석해 2024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다. 또한 선수들과 팬들의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된다. 팬페스트를 통해 구단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다저스 구단의 설명이다.

다저스의 팬페스트는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연례행사로, 2~3만명의 팬들이 한 곳에 모인다. 다만 기존까지는 모든 팬들이 별도의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행사에 참가할 수 있었다. 물론 경기장 투어나 사인회, 티셔츠 구매 등 일부는 유료였다.

다만 팬페스트 입장권을 받는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LA타임스는 "다저스 구단이 지난 수년간 무료로 진행됐던 행사가 유료화로 전환된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가장 유력한 이유는 '스타급 선수들'의 합류다. 다저스는 올겨울 오타니뿐만 아니라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FA(자유계약)와 트레이드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시작점이 된 건 오타니의 가세였다. 다저스는 지난달 10일 오타니와 10년 총액 7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2017~2021년 스페인 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계약한 리오넬 메시의 6억 7400만 달러를 뛰어넘는,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북미 프로스포츠로 범위를 좁혔을 땐 10억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원) 계약을 성사시킨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종전 메이저리그 최대 규모 계약은 2019년 마이크 트라웃과 LA 에인절스의 연장 계약(12년 총액 4억 2650만 달러)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봉 지급 유예, 이른바 '디퍼(unprecedented deferrals)' 조항이었다. 오타니는 연봉 7000만 달러 중에서 68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이후에 받기로 했고, 2024~20233년에는 연봉 200만 달러만 수령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구단이 아닌 선수 측에서 먼저 '디퍼'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오타니의 영입으로 다저스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오타니의 영입 이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무키 베츠(2루수)-프레디 프리먼(1루수)-오타니(지명타자)-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게빈 럭스(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예상 라인업을 공개했다. 무엇보다도, 베츠-프리먼-오타니로 연결되는 다저스의 상위타선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단연 최고로 평가된다.

다저스는 마케팅 면에서도 오타니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디애슬레틱은 "메이저리그의 한 관계자는 오타니가 가진 것을 능가할 선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건강을 갖췄을 땐 투타 겸업이 가능하다. 또 마케팅 면에서 그의 가치는 다저스가 막대한 투자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며 "이 관계자는 '다저스가 6~7년 내로 투자 금액을 회수하게 될 것이다. 오타니는 말 그대로 돈방석인데, 광고 하나의 가치만 놓고 봐도 그렇다. 일본에서 오타니는 마이클 조던이자 테일러 스위프트'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약 조건은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로, 2019년 12월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 달러에 계약한 게릿 콜의 기록을 넘어섰다.

2017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 소속으로 데뷔한 야마모토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2019년부터 선발투수로서 한 단계씩 성장했다. 특히 2021년 26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6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호투를 펼쳤다. 덕분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야마모토는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 출전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해 WBC에서는 2경기(1경기 선발) 7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면서 일본의 우승에 기여했다. 빅리그에 데뷔하진 않았으나 국제대회로 눈도장을 찍은 만큼 팀의 기대감도 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저스는 지난달 중순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글래스노우, 외야수 마누엘 마르고트를 품었다. 며칠 뒤에는 글래스노우와 5년 1억 35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5라운드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지명을 받은 글래스노우는 2016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2018시즌 도중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발투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글래스노우는 2019년 12경기 60⅔이닝 6승 1패 평균자책점 1.78, 2020년 11경기 57⅓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14경기 88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6을 마크했고, 올핸 21경기 120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잦은 부상에 '유리몸'이라는 꼬리표가 늘 글래스노우를 따라다녔지만, 다저스는 건강한 글래스노우를 믿고 투자에 나섰다. 그가 부상만 아니면 꾸준히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수 있다는 게 다저스의 판단이었다.

다저스는 해를 넘긴 뒤에도 영입을 멈추지 않았다. FA 외야수 에르난데스와 1년 총액 23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면서 외야진을 보강했다. 빅리그 통산 홈런 개수는 156개로, 에르난데스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서는 그림을 꿈꾸는 다저스는 퍼즐조각을 하나씩 맞춰나갔고, 이제는 결과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이번에 합류한 선수들은 팬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다저스 팬들에게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사진=AP, AF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메이저리그 공식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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