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간 한동훈 "어릴 적 충청인… 서울말 따라해 말 빨라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충남 예산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저는 어릴 적에 충청인으로 살았다. 서울에 와서도 충청인의 마음으로 살았다"며 충청권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제가 이렇게 말이 빨라진 것은 사실 원래 제가 충청도 사투리를 썼는데 서울와서 일부러 그걸 서울말 따라하려다 보니까 말이 오히려 좀더 빨라졌다"며 "그렇지만 제가 어렸을 때 제가 커가면서 제 인성이나 제 태도나 제 예의나 이런 부분들은 모두 충청인의 마음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오늘 이 자리도 바로 그 충청인의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 당은 충남인들의 마음을 얻고 싶다 충남은 늘 대한민국 전체 생각을 좌우해온 스윙보터였다"며 "충남인 마음을 얻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장동혁 사무총장을 '소울 메이트'라고 하는 등 홍문표, 정진석, 이명수, 성일종 등 충남 위원을 일일이 거명하며 "국민의힘의 원천은 바로 충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1980년부터 4년간 청주 운호초를 다녔다. 지난 4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청주 수동성당에서 유치원을 다녔고, 지금은 은퇴하신 신부님 옆에서 복사를 했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토토처럼"이라며 "무심천 뚝방길을 걸어서 국민학교를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정당 텃밭인 대구에서는 '정치적 고향' 발언을, 강원도에서는 부모님 연고를, 부산에서는 부산고검 재직 시절 등을 거론하는 등 지역 방문 때마다 해당 지역과 인연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자만 공천, 금고형 이상 유죄 확정 국회의원 재판 기간 동안 세비 반납 등 본인의 '특권 내려놓기' 구상에 응답하라고 촉구하며 정치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제가 물어볼 때마다 그냥 넘어가는데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묻는다. 받을 거냐 안 받을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이 자기들을 방어하기 위해 받지 않겠다고 해도 우리는 먼저 실천하겠다"며 "우리는 그걸로써 민주당과 우리가 정치개혁을 보는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여러분께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은 수많은 애국 선열을 배출한 곳"이라며 성삼문, 김좌진, 윤봉길, 유관순 등을 언급하면서 "꺽이지 않은 의기 절개가 충남인의 정신"이라고 했아. 이어 "정치 개혁의 진정성을 알아보시는 눈이 탁월한 곳이 이곳 충남"이라며 "충남인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매번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지 않고 매번 올 때마다 뭐 하나씩이라도 새로운 얘기, 새로운 무엇인가를 드리고 싶다. 동료시민 삶을 나아지게 하는 거라 생각하기 떄문"이라며 노인정 난방비 미집행 예산 처리 방식 변경을 예고했다.
그는 "오늘 고위 당정협의회가 있었다. 노인정 난방비 미집행 금액을 법상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어르신들이 상당히 불쾌해 한다고 들었다"며 "저희는 반납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도 우리의 뜻을 따라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큰 담론도 좋지만 국민의힘은 4월10일까지 정치적 에너지가 충만한 총선의 공간에서 여러분의 삶이 조금이라도 이런 식으로 나아질 수 있는 걸 모두모두 꼼꼼하게 발굴해서 그때그때 실천할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여당으로서 권력을 동료시민들을 위해 아낌없이 쓸 것"이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최민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 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보여주는 모습은 국민을 우롱하는 허언과 허세뿐"이라며 "허세 정치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한 위원장은 부산을 찾아 '민주당 정권에서 좌천당했을 당시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다'고 말했지만, 그가 일했던 부산고검은 연제구 거제동에 있다"며 "부산고검에서 송정 해수욕장은 차로 1시간 이상 걸린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동료 시민'을 위한다는 한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전세 사기 피해자, 채상병 묘역에 참배해달라는 해병대원의 절규를 모두 묵살했다"면서 "앞에서는 거짓과 과장으로 사탕발림하지만, 약자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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