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왕이 돌아왔다…안세영, 새해 첫 대회서 정상 탈환

말레이시아 오픈을 제패하며 3개월만에 국제대회 정상을 되찾은 '셔틀콕 퀸' 안세영이 우승 확정 직후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셔틀콕 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복귀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지난해 10월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3개월 만이자 4개 대회 만이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1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세계배드맨턴연맹(BWF) 월드투어 말레이시아 오픈(수퍼 10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대만의 타이쯔잉(30·4위)에 세트 스코어 2-1(10-21 21-10 21-18)로 이겼다. 1·2세트를 주고받은 뒤 3세트에서 시종일관 시소게임을 펼치면서도 3점 안팎의 리드를 유지해 57분간의 혈투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안세영이 국제 무대에서 우승한 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오른 이후 3개월 만이다. 이후 연말까지 세 번의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우승 이력을 추가하지 못 했다. 새해 첫 대회이자 네 번째 도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전 4기’를 실현했다.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 직후 환한 미소와 함께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기를 들어 보이는 안세영. AP=연합뉴스

결승전 상대 타이쯔잉이 지난해 12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월드투어 파이널(시즌 왕중왕전)에서 안세영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승리가 갖는 의미 또한 남달랐다. 파이널 당시 4강에서 타이쯔잉을 만난 안세영은 1-2(21-19 15-21 20-22)로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 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 20-16으로 앞서 승리가 유력했지만, 경기를 끝내기 위한 단 한 점을 추가하지 못한 채 내리 6점을 내주며 허망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의 기억을 가슴 깊이 새긴 안세영은 이번 맞대결에 앞서 꼼꼼한 테이핑으로 필승의 의지를 드러냈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오른 무릎 인대를 다친 그는 무릎은 물론,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두껍게 붕대를 감고 코트에 올랐다.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아 첫 세트를 쉽게 내줬지만, 이후 2·3세트를 내리 이겼다. 체력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 특유의 플레이스타일이 살아났다. 값진 승리를 거머쥔 안세영은 타이쯔잉과의 상대전적에서도 11승3패로 격차를 벌렸다.

한편 앞서 열린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7위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 조가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2위)에 0-2(18-21 15-21)로 져 은메달을 추가했다.

안세영은 체력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특유의 탄탄한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