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을 노린 이지영, 전략 수정 SSG, 그리고 사면초가 김민식

이형석 2024. 1. 14. 12: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SG에 새롭게 둥지를 튼 이지영. 사진=SSG 제공

비시즌 안방 고민이 컸던 SSG 랜더스가 결국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38)을 깜짝 영입했다. SSG 잔류를 최우선으로 삼은 FA(자유계약선수) 포수 김민식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SG는 지난 12일 키움에 현금 2억5000만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고 포수 이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앞서 이지영은 키움과 2년 총 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SSG가 총액 6억5000만원과 신인 지명권을 주고 얻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성격의 영입이다.
SSG 포수 조형우. 사진=SSG 제공

SSG는 이번겨울 안방 고민이 너무나도 컸다. 주전 포수 김민식은 생애 첫 FA 자격을 신청했다. 통산 1426경기에 나선 이재원(현 한화 이글스)은 전력 외로 분류되자 방출을 요청해 나갔고, 백업 포수 이흥련은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번 시즌 제2의 포수로 활약한 조형우는 통산 71경기 출장이 전부다. 이런 탓에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만 2명(박대온, 신범수) 뽑았다. 누구든 당장 주전 안방마님을 맡기기는 어렵다. SSG는 김민식을 잡지 못할 경우 안방 불안 요소가 너무 컸다.  
김민식. 사진=SSG 제공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부담이 큰 SSG는 2차 드래프트 마감 후 11월 말부터 김민식 측과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의 협상은 더뎠고, 또 원활하지 않았다. 몇 차례 협상안을 주고받아 간격을 좁혀 나가다가, SSG는 12월 말 최종안을 제시했다. 이에 만족하지 못한 김민식 측이 곧바로 피드백을 하지 않아, 협상은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지영 측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신인 포수 김동헌의 성장 속에 키움 구단이 FA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자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이지영은 고향팀에서 활약을 고려했다. 이지영은 인천 서화초-신흥중-제물포고 출신이다.
사진=SSG 제공

이지영 측에서 SSG 구단에 영입 타진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SSG는 다시 한번 김민식 측에 답을 요구했고, 더 이상 가만히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어 '플랜B'를 가동한 것이다. 김민식과 협상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지영의 의사를 확인한 SSG가 조금씩 움직였다. 다만 B등급 이지영을 영입 시 보상 선수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주저했지만,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교통 정리가 이뤄졌다. 지난주 초 관련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SSG 관계자는 "이지영이 (함께 뛰고 싶어 하는) 진정성을 보여줬고, 우리가 감동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어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내구성이 강점을 지닌 포수다. 지명권까지 내주면서 데려올 때 단지 계약 기간 2년만 내다본 건 아니다. 선수 생활을 더 할 수도 있고, 은퇴 후 (지도자 생활)까지 염두에 둔 영입"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은 통산 127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0을 올린 베테랑 포수로,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늦깎이 대표팀에 뽑힐 만큼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지영의 SSG행이 확정된 후 키움 선수들이 그의 SNS에 그리움과 고마움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좋은 리더' 재목임을 느꼈다고 한다. 
김민식. 사진=SSG 제공

문제는 김민식과 FA 협상이다. SSG는 김민식에 3+1년과 4년 계약기간을 놓고 마지막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지영의 영입으로 SSG의 제시안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구단 관계자는 "상황이 변해 최종안으로 (협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베테랑 이지영을 데려온 가운데 조형우, 신범수, 박대온 등 포수 육성도 하려면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결국 SSG 잔류든 타 구단 이적이든 김민식의 몸값 하락은 불가피해졌다. 

이형석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