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복귀 박소희, 하나원큐 후반기 '히든카드'
[양형석 기자]
하나원큐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BNK를 5연패에 빠트리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김도완 감독이 이끄는 하나원큐는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BNK 썸과의 원정경기에서 78-65로 승리했다.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서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연패를 당했던 하나원큐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BNK를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7승10패). 반면에 전반기를 4연패로 끝낸 BNK는 안방에서 하나원큐에게 13점 차로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졌다(4승14패).
하나원큐는 맏언니 김정은이 15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신지현이 16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김시온이 14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양인영이 12득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하나원큐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반가운 선수가 부상에서 돌아와 5득점 4리바운드로 농구 팬들에게 복귀 소식을 알렸다. 바로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던 박소희가 그 주인공이다.
▲ 지난 시즌 신인선수상에 선정된 박소희는 '오열수상소감'으로 많은 화제가 됐다. |
ⓒ 한국여자농구연맹 |
프로 스포츠에서 신인왕은 평생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1999 시즌의 변연하(BNK수석코치)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23명의 신인왕이 배출됐다. 물론 그 중에는 박혜진과 박지현(이상 우리은행 우리WON), 박지수(KB스타즈), 김정은, 신지현처럼 WKBL의 스타로 순조롭게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신인왕 수상 후 아쉽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접었던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금호생명 레드윙스에 입단했던 박은진은 흔치 않았던 180cm의 장신슈터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02년 겨울리그에서 5.8득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선정된 박은진은 금호생명과 신세계 쿨캣, KEB하나은행을 거치며 14시즌 동안 활약했다. 하지만 루키시즌에 보여줬던 재능을 끝내 폭발시키지 못한 박은진은 통산 3.7득점 1.3리바운드 0.5어시스트의 성적을 남기고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거탑' 하은주는 신한은행 에스버드의 왕조가 시작된 2007년 신한은행에 입단해 무려 6번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던 성공한 농구선수다. 하지만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았던 하은주는 경기당 평균 15분 내외의 출전시간 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이는 개인기록을 쌓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챔프전 MVP 3회 수상에 빛나는 하은주는 2015-2016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한 번도 시즌 2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기록하지 못했다.
인성여고 출신 가드 이승아는 2010-2011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해 2011-2012 시즌 5.4득점 3.6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뛰어난 득점력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빠르고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우리은행 특유의 압박수비를 이끌었던 선수였다. 하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리던 이승아는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현역은퇴를 선언하며 농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 출신으로 신인왕에 올랐던 김이슬 역시 기량을 꽃 피우지 못하고 다소 이른 나이에 현역생활을 마감했던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2013-2014 시즌 신인왕 수상 후 하나원큐의 주전가드로 활약하던 김이슬은 FA자격을 얻어 신한은행으로 이적했지만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2021년5월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으로 복귀한 김이슬은 잦은 부상으로 서른이 채 되기 전에 코트를 떠났다.
▲ 무릎부상으로 전반기를 통째로 거른 박소희는 13일 BNK와의 후반기 첫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
ⓒ 한국여자농구연맹 |
여수 코리아텐더(현 kt 소닉붐)에서 활약했던 박상욱의 딸 박소희는 178cm의 좋은 신장과 뛰어난 외곽슛 능력을 갖춘 장신 포인트가드로 분당경영고 시절 선배 고나연, 동기 변소정(이상 신한은행)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대회가 취소되면서 기량을 뽐낼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2021년 U-19 농구월드컵에 출전해 브라질전 16득점,아르헨티나전 14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해란(삼성생명),변소정과 함께 또래 선수들 중 '빅3'로 불리던 박소희는 2021-2022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하나원큐에 지명됐다. 입단 첫 시즌 8경기에 출전해 평균 12분 18초를 소화한 박소희는 신인왕 자격을 유지한 채 루키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2년 차 시즌이었던 2022-2023 시즌 26경기에서 14분 56초를 소화한 박소희는 4.4득점 1.9리바운드 1.0어시스트 0.7스틸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0-2021 시즌 신인왕 강유림(삼성생명)과 2021-2022 시즌 신인왕 이해란은 풀타임 두 번째 시즌에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팀의 주축선수로 성장한 바 있다. 하지만 박소희는 시즌을 앞두고 무릎부상을 당하면서 전반기 16경기를 통째로 거르고 말았다. 하나원큐는 나머지 선수들의 선전으로 전반기를 4위로 마쳤지만 내심 이번 시즌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노렸던 박소희에게는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는 부상이었다.
그렇게 재활을 하면서 전반기를 보낸 박소희는 13일 BNK와의 후반기 첫 경기를 통해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1쿼터 4분30초를 남겨두고 파울 2개를 범한 신지현과 교체투입 되면서 코트를 밟은 박소희는 16분56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3점슛 1개를 포함해 5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크게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부상으로 전반기를 날린 선수의 시즌 첫 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았던 복귀전 활약이었다.
신지현과 김시온, 정예림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김애나가 식스맨으로 출전하는 평균신장 172.25cm의 하나원큐 가드진에서 178cm의 장신가드 박소희는 공수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자원이다. 하나원큐의 간판선수 신지현도 BNK전 승리 후 인터뷰를 통해 후반기 기대되는 동료선수로 박소희를 지목했다. 과연 부상 복귀전을 치른 유망주 박소희는 이번 시즌 봄 농구에 도전하는 하나원큐의 후반기 '히든카드'로 활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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