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중국의 강압적 태도가 대만 독립 열망 키웠다”

이정헌 2024. 1. 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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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배경을 두고 서방 주요 매체들은 "중국의 강압적 태도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대만 유권자들은 '민진당에 대한 투표는 전쟁을 지지하는 것'이라는 중국의 경고를 무시했다"며 "경제적으로, 또 해상과 공중에서 군사적 괴롭힘을 지속하는 중국의 강압적 행태는 실질적 독립을 지키고 중국의 거대한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대만의 열망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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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13일 밤(현지시간) 뉴타이베이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배경을 두고 서방 주요 매체들은 “중국의 강압적 태도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대만 유권자들은 ‘민진당에 대한 투표는 전쟁을 지지하는 것’이라는 중국의 경고를 무시했다”며 “경제적으로, 또 해상과 공중에서 군사적 괴롭힘을 지속하는 중국의 강압적 행태는 실질적 독립을 지키고 중국의 거대한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대만의 열망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양안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선언한 데 대해 “벼랑끝 전술과 긴장이 지속되고, 필시 더욱 심해질 것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미국 CNN방송도 “대만 유권자가 중국의 경고를 묵살했다. 베이징에는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중국이 향후 몇 주 내에 대만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고, 신임 대만 총통의 취임식이 치러지는 5월 29일 전후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외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대만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국제 무대에선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켄턴 티보 애틀랜틱카운슬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중국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민진당 승리에 대해 대만에 후과를 입히려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경제적 강압, 안보영역 긴장 고조, 미국과 민진당이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서사의 전략적 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 전문가 윤 선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 정부는 라이 당선인에게 강경하게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도 “향후 4년간 미·중 관계와 양안 관계는 결코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과 대만의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까지 치달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니퍼 웰치 지정경제학 분석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정책 연속성에 대한 라이 당선인의 약속에도 베이징은 깊은 의심을 보내고 있다”면서도 “양안 긴장의 고조가 임박한 위기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미국, 중국은 위기를 피하려면 더 노력해야만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민진당이 총통선거에서 승리하고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점에 주목했다. WSJ는 “입법위원 선거 패배로 라이 당선인은 대만 사상 두 번째로 야당이 입법원을 장악한 가운데 총통이 되는 처지가 됐다”며 “2000년대 천수이볜이 그렇게 집권했을 때는 입법위원들 간에 살벌한 분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티머시 리치 웨스턴 켄터키 대학의 정치학 교수는 WSJ에 “분열된 정부에선 무기구매나 군사개혁을 통과시키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며 “이는 미국과의 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방송은 “라이 당선인 앞에 놓인 길은 반듯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만약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로 당선된다면 그는 백악관에서 전혀 다른 종류의 동맹을 만날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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