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 30년 넘어…'재건축 속도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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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준공 30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패스트트랙이 도입되면 앞으로 5년 내 전국 아파트의 37%에 해당하는 460만가구가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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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도봉구에 30년 넘은 아파트 집중
'재건축 패스트트랙' 사업성 낮을 땐 효과 없어
'도시정비법 개정안' 통과도 야당 반대로 어려워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준공 30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다.
14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1232만가구 중 1월 현재 준공된 지 30년을 넘어선 단지의 아파트는 262만 가구로 전체의 21.2%였다.
서울은 아파트 182만7000가구의 27.5%가 준공 30년이 지났다. 노원구(59%·9만6000가구)와 도봉구(57%·3만6000가구)에서 지은 지 30년 이 넘는 아파트 비중이 컸다. 강남구(39%·5만5000가구)와 양천구(37%·3만4000가구)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에선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1기 신도시 외에는 광명(41%·3만2000가구), 안산(34%·4만1000가구), 수원(4만1000가구·13.6%), 평택(2만1000가구·12.9%)에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많다.
준공된 지 26∼30년인 아파트도 전국적으로 199만가구(16%)다.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패스트트랙이 도입되면 앞으로 5년 내 전국 아파트의 37%에 해당하는 460만가구가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다.
공사비 오르고 금리 높아 재건축 사업성 의문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없앤 것이라 초기 사업 진행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사업성이 뒷받침돼야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다. 패스트트랙 도입을 위해선 국회에서 법안도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정비사업은 사업성이 낮다면 조합원들이 져야 할 분담금이 늘어나고, 내부 갈등이 불거져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 현재 남아있는 재건축 단지는 용적률을 크게 늘릴 수 없는 데다 공사비가 폭등했고, 금리가 올라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건설업계는 분석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유예해 전체적인 재건축 추진 속도를 높이거나, 고밀도 복합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야당 "집값 띄우기" 비판…법안 통과 어려워
법 통과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려면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국토부는 다음 달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책에 대해 "막무가내식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는 집값을 띄울 뿐 아니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정비법 취지에 위배된다"며 "명백히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임에도 야당과 아무런 소통 없이 즉흥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더군다나 4월 총선이 코앞이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 심사와 처리가 어렵다. 총선 이후인 5월 30일 21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 경우 정부는 22대 국회에 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총선 이후에도 지금처럼 '여소야대'가 유지된다면 법안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작년 1월 3일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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