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졸전 끝 0-0 무승부…수비수 어이없는 위치 선정→골 취소 '충격' [아시안컵]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 축구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졸전 끝에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타지키스탄과 0-0으로 비겼다.
슈팅 수에서 10-20으로 크게 밀릴 만큼 내용에서도 고전했던 경기였다. 아시안컵 16강 진출에도 노란 불이 켜졌다. 중국은 이날 한 차례 득점했음에도 선수 한 명이 불필요한 위치 선정으로 오프사이드 판정 받아 골 취소 선언되는 촌극까지 빚었다.
세르비아 출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첫 경기 타지키스탄전에서 0-0 무승부로 전후반 90분을 마무리했다.
A조에선 13일 개막전에서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한 카타르가 승점 3으로 1위가 됐다. 중국, 타지키스탄이 승점 1을 나눠가졌다. 레바논이 승점0으로 최하위가 됐다.
이번 대회 앞두고 한국과 오만, 홍콩에 3연패를 당했던 중국은 첫 번째 본고사에서도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타지키스탄에 전반부터 끌려다닌 끝에 승점1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짜임새 갖춘 공격으로 '대륙 축구'를 공략한 타지키스탄이 골결정력만 갖췄다면 중국이 2~3골 차로 참패했을 경기였다.
사실 이날 경기에선 볼이 한 차례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35분 시에펑웨이의 코너킥을 공격 가담한 주천제가 머리로 받아넣어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선수들 모두 얼싸안고 환호한 순간이었다. 코너킥 찬스에서 나온 완벽한 골처럼 보였다. 코너킥과 스로인 상황은 오프사이드를 적용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 때 비디오판독(VAR) 실에서 주심에게 신호를 보냈도 주심은 결국 리플레이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골 취소를 내렸다.
영국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장광타이가 문제였던 것이다. 시에펑웨이가 올린 코너킥을 주천제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타지키스탄 선수와 꼭 달라붙어 그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골키퍼보다 뒤에 있던 타지키스탄 선수가 장광타이 방해가 아니었다면 주천제의 슛을 어떻게든 막을 가능성이 아주 희미하지만, 1%라도 있었던 셈이다.
이에 주심은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중국의 골을 취소했다. 장광타이가 굳이 거기 서 있어야 했는지 의문스러운 위치 선정이었다.
중국 선수들이 몰려가서 항의했지만 완벽한 정심이었다.
중국은 골 장면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으나 나머지 플레이에선 타지키스탄에 완전히 밀렸다.
타지키스탄 원톱으로 나선 왼발잡이 알리셰르 잘릴로프의 수 차례 슛이 불운하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잘릴로프는 전반 25분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해 중국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1분 뒤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으나 골포스트 왼쪽을 벗어나 땅을 쳤다. 이 때까지 슈팅 수에서 타지키스탄이 중국을 8-0으로 압도했다.
잘릴로프의 슛은 전반 32분에도 나왔다. 주천제의 마크를 달고도 재빠른 왼발 터닝슛으로 타지키스탄 골문을 위협한 것이다. 중국 골키퍼 옌준링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중국이 선제골을 내주고 계속 고전할 뻔했다.
타지키스탄은 후반 들어서도 초반부터 중국 측면을 흔들면서 골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후반 3분엔 잘릴로프가 왼쪽 측면 크로스를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나 다시 한 번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후에도 타지키스탄은 중국을 농락했다. 후반 11분 코너킥 때 약속된 플레이에 이은 에손 판즈샨베의 슛이 골대를 빗나간 것에 이어 후반 17분엔 중국 골지역 왼쪽이 뚫어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으나 맞은 편에 달려드는 타지키스탄 선수가 없어 득점하지 못했다.
중국은 후반 선수 교체로 활로를 찾고 서서히 타지키스탄을 압박해 나갔으나 0-0으로 끝났다.
한 때 스페인 라리가 에스파뇰에서 활약했던 간판 스타 우레이는 자취를 감춘 채 떠돌다 후반 27분 교체아웃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 경기에서 중국은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 16강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부진했다. 특히 주포 우레이의 노쇠화가 뚜렷해 공격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다만 시에펑웨이, 쉬신, 장위닝 등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은 위안 삼을 만하다. 영국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장광타이가 후방에서 다부지게 뛰어 무실점을 90분 마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타지키스탄은 중국전을 통해 레바논을 제압하면 16강에 갈 수도 있는 전력임을 알렸다. 다만 숱한 찬스에도 정작 한 골을 넣지 못하고 실점했다가 VAR로 살아난 것 등은 과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7일 오후 8시30분 알 투마마 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치른다. 타지키스탄은 개최국 카타르와 17일 오후 11시30분 알코르에 위치한 알바이트 경기장에서 2차전을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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