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떠난 LAA, 'ML 170홈런 타자' 영입 나설까…"비교적 저렴하게 영입 가능"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를 떠나보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가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많은 홈런을 생산하면서도 외야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호르헤 솔레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매체 '할로헹아웃'은 14일(한국시간) "오타니의 이탈 이후 충분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중간 수준의 타격 능력을 갖춘 타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거의 매일같이 2~3번타자로 나섰고, 지난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단순히 오타니를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고, 그가 보여준 생산력이나 존재감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사실상 지금까지 구단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만큼 팬들의 희망이 크지 않을 수 있겠지만, 미국 매체 'CBS스포츠'의 RJ 앤더슨은 '에인절스가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솔레어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부터 빅리그 무대를 누빈 오타니는 데뷔 첫 시즌부터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투수로서 10경기를 선발 등판하며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물론 2019년과 2020년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21년부터 자신의 재능을 완전히 꽃피우며 '톱 클래스' 선수로 거듭났다.
오타니는 타자와 투수로서 각각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4, 투수로서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22년에는 타자와 투수로 각각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23년은 오타니에게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해였다. 그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타 겸업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고, 결과적으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본인의 가치를 한껏 더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 오타니는 소속팀에 복귀한 뒤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꾸준히 홈런과 승수를 기록한 덕분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손가락 경련, 오른쪽 팔꿈치 부상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모든 걸 쏟아부었던 오타니의 투·타 최종 성적은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ERA) 3.14,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다만 오타니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인 에인절스는 7년간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팀의 기둥이었던 오타니마저 이적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지난해 73승89패(0.451)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던 에인절스로선 변화가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타니의 대안 중 하나로 솔레어가 거론되고 있다. 2014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뒤 캔자스시티 로열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거쳐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솔레어는 빅리그 통산 870경기 3030타수 736안타 타율 0.243 170홈런 452타점 OPS 0.797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6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2019년(48개) 이후 4년 만에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할로헹아웃은 "에인절스는 솔레어의 타격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는 커리어 내내 꾸준하지 않았고 내구성에 있어서도 문제를 갖고 있었지만, 건강할 때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며 "투수 친화적인 론디포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면서 36개의 홈런을 쳤고, 한 시즌에 48개의 홈런을 치기도 했다. 그는 틀림없이 최고의 홈런타자"라고 치켜세웠다.
또 매체는 "솔레어가 훌륭한 외야수는 아니지만, 주로 에인절스에서는 지명타자를 맡을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 외야 코너 수비로 나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이라며 "그는 기간이 길거나 많은 액수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많은 지출을 꺼리는 에인절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영입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FA 시장에는 솔레어와 코디 벨린저 등 아직 행선지를 찾지 못한 외야수가 일부 남은 상황이다. 다만 '효율'을 따졌을 때 외야 보강을 원하는 팀에게 선택지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스프링 트레이닝 참가 등 원활한 시즌 준비를 원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도 마냥 시장의 상황을 지커볼 수만은 없다. 결국 1월 중순 이후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솔레어도 그중 한 명이다.
특히 에인절스는 최근 4년 총액 44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조던 힉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주요 FA 선수들이 이동하는 걸 그대로 지켜보기만 했다. 할로헹아웃은 "불펜에서의 필요성 이외에도 선발진에 도움이 필요한 에인절스가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도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이 없는 팀'으로 에인절스를 꼽으며 최근 행보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매체는 "오타니의 부재로 인해 지난해 에인절스가 기록한 팀 홈런과 탈삼진의 19%, 12%가 사라졌다"며 "100승을 수확한 팀 입장에서도 이러한 손실이 치명적일 것 같은데, 지난해 89패를 기록한 팀에게는 그 손실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에인절스는 계획대로 선수단을 보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지출에 6100만 달러의 차이가 있어서 또 거액을 쓸 수 있는데, 대형 계약이 현실이 되지 않는다면 에인절스의 위험 부담은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랜던에게 걸려있다. 이들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팀 사정이 정말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존에 있는 전력으로 2024시즌을 준비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지만, 전력 상승 없이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다소 무리다. FA든, 트레이드든 팀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마운드와 타선에서 팀의 핵심이나 다름이 없었던 오타니가 작별을 고한 가운데, 에인절스가 올겨울 어떤 선수를 품게 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호르헤 솔레어 2014~2023년 연도별 MLB 정규시즌 성적
-2014년: 24경기 89타수 26안타 타율 0.292 5홈런 20타점 OPS 0.903
-2015년: 101경기 366타수 96안타 타율 0.262 10홈런 47타점 OPS 0.723
-2016년: 86경기 227타수 54안타 타율 0.238 12홈런 31타점 OPS 0.769
-2017년: 35경기 97타수 14안타 타율 0.144 2홈런 6타점 OPS 0.503
-2018년: 61경기 223타수 59안타 타율 0.265 9홈런 28타점 OPS 0.820
-2019년: 162경기 589타수 156안타 타율 0.265 48홈런 119타점 OPS 0.923
-2020년: 43경기 149타수 34안타 타율 0.228 8홈런 24타점 OPS 0.769
-2021년: 149경기 516타수 115안타 타율 0.223 27홈런 70타점 OPS 0.748
-2022년: 72경기 270타수 56안타 타율 0.207 13홈런 34타점 OPS 0.695
-2023년: 137경기 504타수 126안타 타율 0.250 36홈런 75타점 OPS 0.853
사진=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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