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체" vs "미허가 업체"…반려견 복제, 결국 법정 간다
![20만 구독자를 가진 유명 동물 유튜버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복제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반려견 복제 논쟁이 불거졌다. 사진은 해당 유튜버의 이전 반려견을 복제해 태어난 강아지들. [인스타그램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1/14/joongang/20240114070049230lcdf.jpg)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5일 한 동물 복제 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구독자 20만명을 가진 유튜버가 지난해 사망한 자신의 반려견을 복제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최근 공개해 파문이 일었는데, 해당 반려견 복제를 실제 해준 업체가 동물보호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고발 이유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구청 등에 확인해본 결과 동물 복제 업체는 동물 생산·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미허가 업체“라며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동부경찰서는 다음주 중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동물 실험 과정에서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살펴보겠다는 회신을 줬다”고도 덧붙였다. 반려견 복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법적 논쟁으로까지 번진 사례다.
![체세포 보관 업체의 홍보글. 해당 업체를 비롯해 반려 동물 복제 업체 및 체세포 보관 업체들은 바이오 산업임을 강조한다. 펫로스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주요 고객이다. [인스타그램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1/14/joongang/20240114070050478kvqo.jpg)
법적 논쟁 자체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면서 나타나는 법률 사각지대로 인한 현상에 가깝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반려동물 복제가 사실상 동물 생산·판매업을 영위하면서도 구청에 생산·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아 동물복지법을 어겼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반려동물 복제 업체들은 스스로 바이오 업체라고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동물법학회SALS 부회장 황인현 변호사는 “동물 복제 업체가 바이오 업체라고는 해도 기존 동물실험과 목적이 다른 데다 전통적 판매업과도 달라 기존 규정이 거의 들어맞지 않는다”며 “반려 동물 복제라는 새로운 현상에 대비할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고발과는 무관하지만 동물학대 논란도 잠재된 쟁점이다. 동물 복제를 위해서는 살아있는 살아있는 동물의 몸에서 난자를 체취해야 한다. 그런데 현행 동물보호법(10조)는 “살아있는 동물의 체액을 채취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등을 동물학대로 규정한다. 같은 법에 “동물실험 등은 제외한다”는 예외 규정이 있지만, 반려동물 복제 업체가 영리 목적으로 난자를 체취하는 행위는 향후 논란이 될 여지도 있다. 황인현 변호사는 “반려 동물 복제는 공익적인 목적의 과학연구와 결이 달라 동물 학대의 예외 규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갈등이 잠재·돌출되는 와중에도 국내 반려견 복제 산업은 확대되는 추세다. 한 동물복제 업체 대표 A씨는 “한 달에 4~5건가량 체세포 보관 문의가 들어온다”며 “이번 논란 이후로 10건 가까이 새로 문의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복제 비용은 6000만원~8000만원 가량이다. 체세포 보관 비용은 최초 채취 330만원, 이후 월 보관료 30만원 가량이다. A씨는 “펫로스를 심하게 앓는 반려견 주인들이 주 고객”이라며 “당장 복제를 할 수 없더라도 체세포나 DNA 보관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 대표 B씨도 “알음알음 주변 지인들로부터 소개를 받고 체세포 보관업을 해왔는데, 문의는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모든 반려 동물 주인들이 동물 복제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10월, 키우던 스피츠를 떠나보내고 심한 펫로스를 겪었다는 C씨(30)는 “닮은 강아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죄책감이 들 정도로 힘들어서 상담 치료까지 받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강아지가 보고 싶어도 내가 사랑했던 건 함께 추억을 공유했던 그 강아지이지, 강아지를 닮은 또 다른 생명이 아니다. 내 자식이 죽었는데 24시간 내에 체세포 복제를 생각한다는 발상이 놀랍고 비윤리적으로 느껴진다”며 동물 복제를 비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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