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미·중 갈등 우려" 목소리…바이든 "대만 독립 지지 안해"
독립·반중 성향의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의 총통 당선을 놓고, 미국 정치권이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라이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참여, 민주주의 시스템의 강점을 보여준 대만 국민에게도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을 둔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경제와 문화,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에서도 초당적인 축하가 이어졌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그간 차이 총통과 맺어온 강력한 파트너십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며 "하원 상임위원장들에게 오는 5월 라이 당선인 취임식 이후 대표단을 이끌고 타이베이를 방문하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원 중국위원회의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부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라이 당선자의 인수위 기간과 재임 동안 미국은 대만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 언론 "중, 군사·경제적으로 더 압박"
이날 미국 언론들은 대만 선거 결과를 신속히 전하면서도, 당장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동안 중국은 이번 대만 선거를 "전쟁과 평화 사이의 선택"이라며 노골적으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대만 무력점령 시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총통 자리에 오르게 된 라이 당선자에게 감격의 시간은 짧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에서 국민당 의원을 지낸 제이슨 슈 하버드 케네디스쿨 펠로우는 "라이 당선자가 전임자보다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국의 더 강력한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런 갈등이 미·중 관계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는 2024년 첫 번째의 지정학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둘러싼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는 대만 독립 지지하지 않아" 짧게 답한 바이든
이런 우려 때문인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를 아꼈다.
이날 백악관에서 캠프 데이비드로 떠난 바이든 대통령에게 기자들은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한 반응을 제일 먼저 물었다. 그는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짧은 답변 외에 별다른 소감을 더하지 않았다.
전날 미 정부 고위 당국자도 대만 선거 관련 별도 브리핑을 하면서 이와 비슷한 맥락의 입장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이 양안 문제로 이견이 있었지만 지난 40년간 이를 잘 관리해 왔다"며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양안 간 이견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미국이 대만에 비공식 대표단을 보내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0년 동안 대만 선거가 끝난 뒤 미국은 전직 정부관리, 전 의원 등을 대만에 보내 당선자와 낙선자를 모두 만났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도 부합하고, 중국 역시 이를 긴장고조 행위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런 상가는 처음"…고 이선균 빈소 간 문성근이 전한 뒷얘기 | 중앙일보
- 불륜녀 끼고 항암까지 다녔다…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의 선택 | 중앙일보
- “박정희 경호 보니, 이거 참…” 日재계 거물이 본 섬뜩 장면 (69) | 중앙일보
- 덴마크 52년만에 새 국왕...“즉위식에 10만명 운집 예상” | 중앙일보
- 신기한 '정치 MBTI'…와, 내가 이 사람 닮았어?
- 탕웨이·정용진 "부산 오면 꼭 간다"…문 닫는 '해운대 명물'은 [르포] | 중앙일보
- "이렇게 예쁜 주무관 처음" 여성 군무원 강제추행한 육군 중령 결국 | 중앙일보
- "월급 루팡" 대놓고 올린 공무원…출장신청 내고 카페 돌아다녔다 | 중앙일보
- [단독] 이준석 개혁신당에 옛 노웅래∙안철수∙장제원 측근 합류 | 중앙일보
- "1인당 30만원, 이 돈이면…" 골퍼 40만명 제주 버리고 간 곳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