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전쟁 압박' 세질수록...대만 '반중 정서'는 더 세졌다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독립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승리를 거둔 배경에 '대만과의 통일'을 강조하는 등 압박을 가한 중국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이날 민진당의 승리 직후 "이번 선거 결과가 중국의 경제적 제재나 군사적 위협을 의미하더라도 대만 국민들은 대만이 사실상 주권 국가라는 민진당의 견해를 지지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만과의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라고 강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대응에 대만(의 반중 반응)이 더 강력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압박이 대만 국민들이 민진당을 선택하게 했다는 게 CNN의 해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26일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언급하며 대만과의 통일이 "필연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어떤 사람, 어떤 방식도 단호히 방지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도 중국의 지속한 압박 속 대만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NYT는 "현 총통인 차이잉원은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갈등을 피하고 미국 및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관계를 강화할 것을 약속했고, 라이 총통은 이런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총통 선거에서 득표율 40.08%(555만9000표)로 친중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33.46%, 464만1000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라이 총통은 당선 직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전 세계에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민주에 섰음을 말했다"며 "중화민국의 헌정체제에 따라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창당 38년 만에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을 달성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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