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위용 되찾은 안세영, AG 금메달 이후 첫 결승행…타이쯔잉 나와!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투혼의 금메달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 결승에 진출,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세계 17위 중국의 장이만을 2-0(21-17 21-11)으로 이겼다.

안세영은 이날 1세트부터 한수 위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유의 정교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리드를 잡은 뒤 9-3에서 상대 언더 클리어가 라인 밖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침착하게 지켜봤다. 

안세영은 이후 자신의 공격이 아웃으로 판정되자 자신 있게 챌린지를 신청해 번복을 얻어냈다. 12-10까지 점수 차가 좁혀지면서 고전하기도 했지만 장이만의 연속 범실로 고비를 넘겼다.

안세영은 1세트 후반 19-15로 앞선 상황에서 장이만의 오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장이만은 안세영의 공세에 대처하지 못했다. 안세영이 21점을 먼저 따내면서 1세트를 따냈다.

안세영은 2세트를 쉽게 풀어가면서 승기를 굳혔다. 장이만은 2세트 중반부터 안세영의 경기력에 밀려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했다. 안세영은 2세트까지 삼켜내고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안세영이 국제대회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한 건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이후 3개월 만이다.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과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고 2관왕에 올랐다.

안세영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금메달 획득은 부상 투혼 속에 이뤄졌다. 세계랭킹 3위 중국의 천위페위와 혈투를 벌이고 있던 1세트 18-16 리드 상황에서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안세영은 1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무릎 통증 여파로 천위페이에게 2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3세트를 21-8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따내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이었다.

그러나 안세영의 무릎 상태는 심각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곧바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진을 실시한 결과 오른 무릎 근처 힘줄 일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안세영은 재활 기간 최소 2주, 최대 5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뒤 회복에 전념했지만 이후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절정을 과시하던 경기력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은 탓이었다.

안세영은 다행히 오는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차근차근 제 기량을 되찾고 있다. 이번 말레이시아 오픈 정상에 오른다면 안세영 스스로도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파리올림픽 메달을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세영은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금메달로 세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안세영은 커리어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21년 도쿄 대회에서 노메달로 아쉬움을 삼켰다. 여자 단식 조별리그를 2연승으로 장식하고 가뿐히 16강에 진출했고 당시 세계랭킹 13위 태국의 부사난 음방룽판까지 격파, 순조롭게 8강 무대에 안착했다.

하지만 8강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의 천위페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2세트 후반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 불운까지 겹치면서 세트 스코어 0-2로 패배하며 올림픽 메달 획득은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를 수확했다. 다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용대, 이효정이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낸 이후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에서는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오픈에 출전한 혼합복식 세계랭킹 7위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도 싱가포르팀을 2-0(21-16 21-16)으로 제압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반면 여자복식 세계랭킹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는 세계랭킹 7위 중국의 장수셴-정위에게 0-2(17-21 17-21)로 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