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지방·고립”…대학언론인, 청년 의제 직접 말했다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2024]

심하연 2024. 1. 1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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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인 콘퍼런스 2024 성료
-최종 수상팀은 ‘스튜디오 벅벅’…“청년 대상으로 스펙 팔아도 되나요?”
-“쓰고 싶던 기사 제대로 기획할 수 있어 행복했다”
13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미디어관에서 열린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불씨’에서 대학언론인들이 공모전 출품을 위한 팀별 콘텐츠 세부기획안 및 취재계획안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여기 오신 대학언론인들은 다 공감할 거예요.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13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서는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2024:불씨’ 이틀차 행사인 ‘2024 대학언론인 콘텐츠 기획 공모전(이하 공모전)’이 열렸다. 약 60여명의 대학언론인이 참여했고, 이로써 대학언론인 콘퍼런스가 막을 내렸다.

12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콘퍼런스는 대학언론에 몸담고 있는 학생들이 교내 언론에 닥친 위기에 공감하고,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했다. 고대신문과 비영리 독립언론 대학알리,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공동 주최·주관했다. 후원은 쿠키뉴스를 비롯한 구글 뉴스이니셔티브, 교수신문, 아름다운재단, 한국대학신문이 담당했다. 

행사는 오전 교육과 오후 공모전 본선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안수찬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교수는 콘텐츠 기획 및 취재계획 수립 교육에서 “기사를 작성할 때는 누가 읽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해야 한다”며 “독자가 이 기사를 읽고 무엇을 느낄지를 고민하면 좋은 기사를 작성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구글 뉴스이니셔티브 최영준 티칭펠로우가 구글 툴 교육을 맡았다. 최 펠로우는 여러 기능을 소개하며 “구글 어스나 통계, 구글 키워드 검색 등은 데이터 활용 기사를 작성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미디어관에서 열린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불씨’에서 대학언론인들이 팀별 콘텐츠 세부기획안 및 취재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오후에 진행된 대학언론인 콘텐츠 기획 공모전은 대학생 및 대학언론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접수를 받았다. ‘청년’과 ‘뉴스’ 키워드 중 한 개를 선택해 콘텐츠 기획안을 작성해 공모를 받았다. 최종 선정된 팀에게는 취재비 총 100만원을 지급한다.

공모전은 예선 심사를 거쳐 총 11팀을 심사에 선발했다. 심사는 김지방 쿠키뉴스 대표, 박재영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최영준 구글뉴스 이니셔티브 티칭펠로우가 맡았다.

본선에 참여한 대학언론인들은 △내일배움카드 △고립은둔청년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은퇴 후 엘리트 체육인 △과잉된 청년 도파민 △변화하는 청년의 직업관 △청년 전문직 선호도 감소 △서울로 가는 청년 △수용자 자녀의 자립 △외국인 유학생 △돈 주고 스펙 사는 청년 등 다양한 아이템을 제시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심사위원 외에도 공모전에 참여한 44명의 대학언론인은 각 팀의 발표를 듣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수용자 자녀의 자립에 대한 기획안을 발표한 대학알리 권민제(23)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수용자 자녀에게 부모 양육자의 부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들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며 “수용자 자녀는 특수 계층에 해당되어 아동복지 지원 범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미디어관에서 열린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불씨’에서 최종 수상한 ‘스튜디오 벅벅’ 팀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최종 수상은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스펙’을 판매하는 세태를 지적한 ‘스튜디오 벅벅’팀에게 돌아갔다. 수상자 안지민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학생은 “일주일에 3~4번씩 한 달 넘는 시간동안 만나서 공모전을 준비했다”며 “적은 시간은 아니지만 정말 쓰고 싶었던 기사를 기획하는 과정이라 너무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많은 대학언론인들에게 비슷한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대학언론인들을 위한 작은 강의도 마련되었다. 13편 분량의 쿠키뉴스 인터랙티브 기획 ‘자식담보대출’에 참여했던 조은비 쿠키뉴스 기자는 “자식에게 빚을 지우는 부모를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취재원 컨택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반년 가까이 기획을 준비하며 약 1500편의 글을 분석하기도 하고, 해외 사례를 모으기 위해 기관 9개에 전화를 돌렸다”고 취재 과정을 설명했다.

조 기자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분명 힘들기만 한 취재는 절대 아니었다”며 “앞으로 취재하는 과정이 버겁고 힘들더라도 내가 기사를 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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