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간다" 화제 뿌린 드라구신…英 언론 "어, 맨유전 벤치야"

나승우 기자 2024. 1. 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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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부상 복귀전일까 라두 드라구신의 데뷔전일까. 토트넘 홋스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예상 라인업을 두고 현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드라구신은 벤치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12승3무5패, 승점 39로 5위에 위치해 있다. 3위 맨체스터 시티, 4위 아스널에 불과 1점 뒤져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애스턴 빌라까지 넘고 2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맨유는 10승1무9패, 승점 31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상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시즌 내내 이어져 온 부진을 털어내고 이번 토트넘전에서 승리를 따내야 한다.

맨유전을 앞두고 토트넘의 예상 선발 라인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에 앞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와 신입생 드라구신의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드라구신? 워크퍼밋(취업허가증)과 관련된 서류가 모두 통과되면 선수단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들은 바로는 별 문제가 없을 거다"라고 맨유 원정에 동행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드라구신은 티모 베르너에 이어 이번 겨울 토트넘의 2호 영입생이다. 루마니아 괴물 센터백이라고 평가 받는 드라구신은 최근 부상이 잦았던 토트넘 수비진에 큰 도움이 될 자원으로 기대 받고 있다.

이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대해서는 회복이 순조롭다고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는 오늘 메인 훈련 그룹에 합류한 유일한 선수다. 이제 막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주말 출전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건 조금 이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로메로는 지난 달 에버턴전에서 전반전 직후 교체아웃 됐고, 햄스트링을 다쳐 최대 2월까지 출전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다행히 최근 회복 속도가 좋다는 소식이 나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영국판은 지난 10일 로메로가 다가오는 일요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복귀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로메로가 지난 24일 에버턴과의 홈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댕했고 진단 결과 한 달 간 결장이 예정됐다"라면서 "로메로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 빨라졌고 지금 그는 상태가 좋아 부상 직후 3주 만에 복귀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로메로가 팀 훈련에 복귀했다고 알리면서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드라구신의 데뷔전 혹은 로메로의 부상 복귀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자회견 이후 토트넘 소식을 전담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골키퍼에 굴리엘모 비카리오, 수비에 페드로 포로, 로메로, 미키 판더펜, 데스티니 우도기를 포함해 로메로가 부상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원에는 올리버 스킵,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서고 공격진에는 브레넌 존슨, 히샤를리송, 티모 베르너의 선발을 예상했다.

롭 게스트 또한 비카리오, 포로, 로메로, 판더펜, 우도기, 스킵, 벤탄쿠르, 쿨루세브스키, 존슨, 히샤를리송, 베르너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로메로의 회복 상태가 더딜 경우 드라구신이 선발에 포함될 거라고 예측했다.

영국 90min은 로메로 대신 드라구신의 선발 출격을 예상했다. 비카리오, 포로, 판더펜, 우도기까지는 같았지만 로메로가 아닌 드라구신을 포함했다. 중원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스킵 대신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포지션은 모두 동일했다.

영국 이브닝스탠더드 소속의 댄 킬패트릭은 골드, 게스트의 의견과 같았다. 기본적으로 로메로와 판더펜 조합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고, 드라구신도 워크퍼밋 발급 절차가 제 때 이뤄질 경우 추가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영국 스포츠몰과 가디언은 로메로, 드라구신 모두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벤치에서 시작할 거라고 전망했다, 두 매체 모두 판더펜과 호흡을 맞출 선수로 에메르송 로얄을 선택했다. 아직 로메로의 회복 정도가 불투명하고, 드라구신 역시 곧바로 선발로 뛰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한편, 드라구신은 이적 첫 날부터 에이전트의 황당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선수의 발언은 문제가 없었다. 드라구신은 압단 소감에 대해 "난 이번 이적이 올바른 단계라고 느꼈다. 이 선택은 내 심장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밝혔다.

드라구신은 토트넘 외에도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러브콜을 받았다. 토트넘과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뮌헨이 뒤늦게 하이재킹에 나섰고, 토트넘이 제안한 것보다 2배 정도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해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의 경우라면 뮌헨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드라구신의 선택은 토트넘이었다. 이 결정에 에이전트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드라구신 에이전트 플로린 마네아는 "우리가 뮌헨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드라구신은 이미 토트넘과 약속한 상태였고, 이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난 아직도 충격을 받았다"라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8시에 결정이 내려졌다. 우린 토트넘으로 가기로 결심했고, 뮌헨에서 제안이 왔기 때문에 중단됐다.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지만 신중하게 생각하고 평가해야 했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그래서 뮌헨을 거절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이게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들의 결정이었다. 난 뮌헨에게 이 사실과 함께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바꾸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미래에는 뮌헨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뮌헨을 거절하는 건 충격이 크지만 궁극적으로 이게 드라구신과 가족들이 원했던 것이다. 드라구신은 행복하게 토트넘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더 많은 돈을 제안한 건 뮌헨이었다. 그러나 내 고객(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 가는 게 자신의 커리어에 맞는 선택이라고 여겼다. 드라구신은 어릴 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했다"라고 뮌헨의 더 높은 연봉 제안을 뿌리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후 발언이었다. 영국 이브닝스탠더드에 따르면 마네아는 "우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다. 드라구신이 세계 최고의 팀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라면서 "뮌헨도 가장 큰 구단 중 하나다. 이적에 가까웠지만 드라구신의 꿈은 레알이나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구신이 23~24세가 되고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상태였다면 아마도 뮌헨으로 이적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드라구신의 나이와 경쟁 등 많은 것들을 고려했다"라며 "아마 3~4년 후에는 레알에서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단 첫 날 이제 막 합류한 팀에서 경험을 쌓아 더 큰 구단으로 이적하겠다는 꿈을 드러낸 것이다.

에이전트의 황당 발언은 토트넘 팬들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스퍼스웹은 "현 단계에서 마네아의 대담함을 믿을 수 없다. 이제 막 자신의 고객이 선수 경력에서 가장 큰 이적을 한 시점에 어떻게 기뻐하지 않을 수 있나"라며 불타올랐다.

일부는 토트넘의 현재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발언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풋볼365는 "드라구신 에이전트의 꿈을 향한 발언은 토트넘이 디딤돌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들은 토트넘 이적에 앞서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이적을 꿈꾸고 있었다"라고 조명했다.

데틱스포츠는 "토트넘은 드라구신의 디딤돌일 뿐이다. 그의 목표는 레알이나 바르셀로나였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에서 오래 뛰지 않을 것이다. 그의 커리어 목표는 레알이나 바르셀로나 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토트넘 이적은 두 팀에 합류하기 전 자신을 연마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일 뿐"이라고 전했다.

루마니아 디지스포르트 또한 "드라구신은 세계 축구의 정점에 오르고 싶어한다. 레알과 바르셀로나에서 축구의 가장 큰 경쟁을 하기를 원한다"라고 에이전트 발언을 주목했다.

논란이 커지자 토트넘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졋다. 영국 더부트룸은 12일 "토트넘은 드라구신 에이전트의 발언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 에이전트 행동에 '언해피'하다"라며 "구단 내부에서 마네아의 최근 발언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 모든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토트넘은 마네아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또한 "토트넘과 마네아의 관계가 잘 될 것 같지 않다. 에이전트가 기사 등에서 인용문을 사용해 공개적으로 언론에 흘리는 것을 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선수가 큰 이적을 앞뒀을 때 흥분하기 쉽고 해서는 안 될 말을 할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단발성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마네아는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목소리를 냈고, 여러 클럽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 에이전트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이유가 다 있다. 마네아는 그동안 이어져 왔던 선례를 따라야 했다. 이번 일과 같은 사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때가 될 때까지 조용히 있어야 했다"라고 마네아의 발언이 경솔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가디언, SNS, 토트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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