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돼지였어" 여교사 모욕한 교장, 교감은 "좋아하니까 저런 농담도 하시는 거다"

김현정 2024. 1. 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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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한 중학교 교장이 공개적으로 여성 교사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가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13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민사소액 재판부(부장 김수정)는 여성 교사 A씨가 자신이 근무했던 학교 교장 B씨와 교감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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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장, 회식 자리에서 모욕 발언
기소유예 처분 이어 손해배상 100만원

충남의 한 중학교 교장이 공개적으로 여성 교사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가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13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민사소액 재판부(부장 김수정)는 여성 교사 A씨가 자신이 근무했던 학교 교장 B씨와 교감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충남의 한 중학교 교장이었던 B씨는 2020년 2월 A씨가 "임신 계획이 있어 담임을 맡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남편이랑 그렇게 사이가 좋냐? 애가 벌써 생기게?"라고 되물었다. 또 같은 해 10월 회식 자리에서 B씨는 다른 동료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A씨에게 "너 결혼 전후로 몸무게 차이가 몇㎏이냐. 얘 결혼 전에는 돼지였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 말을 들은 A씨가 곧바로 성희롱이라고 항의하자, 옆에 있던 교감 C씨는 "교장 선생님이 A씨를 아끼고 좋아하니까 저런 농담도 하시는 거다"라며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전경[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회식 다음 날 교내 성고충위원회에 교장 B씨를 성희롱으로 신고했다. 그러자 교감 C씨는 A씨에게 "교장 선생님이 나쁜 의도로 한 발언도 아니고, 교장 선생님 정년도 얼마 안 남았다"며 "교직사회도 좁으니 그냥 넘어가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적응장애 진단을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병가신청을 했다. 그는 2021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B씨와 C씨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는 한편 B씨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검찰은 2021년 6월 B씨의 회식 발언이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발언 경위, 모욕 정도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기소유예란 죄는 인정되나 참작 경위를 고려할 때 죄가 가벼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벌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인권위 또한 같은 해 10월 "B씨와 C씨의 발언이 부적절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성희롱에 해당하거나 사건을 무마하려는 행위 등 인권침해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A씨의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이와 별도로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각각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장에서 "교장이었던 B씨가 성적인 언동을 했고, 교감이었던 C씨는 성희롱 고충 접수를 하고도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B씨의 회식 발언에 대해서만 모욕을 인정하고 배상해야 할 위자료는 100만원으로 판결했다. 다만 C씨에 대해서는 "불법행위를 방치하는 등 이에 가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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