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안아준 신경섬유종 환자, 세상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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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축복 키스를 받았던 희소 질환 남성이 세상을 떠났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중 속에 있는 리바를 발견하고 가까이 부른 뒤 꼭 껴안았다.
리바의 사망을 보도한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당시 교황의 감동적인 키스가 사회적 낙인 속에 숨어 지내야 했던 신경섬유종 환자들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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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친절하고 도움된 사람"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축복 키스를 받았던 희소 질환 남성이 세상을 떠났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매체는 신경섬유종을 앓았던 비니치오 리바가 지난 10일 이탈리아 동북부 비첸차에 있는 병원에서 오랜 투병 끝에 63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신경섬유종은 신경계통에 종양이 생기는 병이다. 신경계통뿐 아니라 전신의 말초신경을 따라 여러 부위에 종양이 생긴다. 피부나 피하조직에 밀크커피색 반점이 많고 종양이 넓게 퍼져 있는 유전성 질환으로 신생아 4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리바는 전신에 비정상적인 종양이 생기는 난치성 희소 질환인 신경섬유종 1형(레클링하우젠병)을 앓아왔다. 그보다 앞서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같은 병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리바에게 이 병이 발현된 것은 15세 무렵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의 피부는 백옥 같았고 자신감에 넘치는 평범한 소년이었지만, 이후 통증을 동반한 종양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신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그는 2013년 11월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방문했다가 교황의 따뜻한 포옹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중 속에 있는 리바를 발견하고 가까이 부른 뒤 꼭 껴안았다. 교황은 수백개의 혹으로 뒤덮인 그의 얼굴과 머리를 손으로 따뜻하게 어루만졌고 얼굴에 망설임 없이 입을 맞췄다.
난치병으로 신체의 고통뿐 아니라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야 했던 리바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당시 그는 언론에 “교황의 포옹을 받는데 몸이 떨렸고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지난 40년간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준 사람은 교황이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이 모습은 당시 큰 감동을 선사하며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3년 가장 따뜻한 뉴스 2위에 선정했다.
리바의 사망을 보도한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당시 교황의 감동적인 키스가 사회적 낙인 속에 숨어 지내야 했던 신경섬유종 환자들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베네토주 주지사인 루카 자이아는 애도를 표하며 "교황과 리바가 오랫동안 포옹하는 장면은 모든 장벽에 맞선 포용이 사회 전체의 보편적 권리이자 의무라는 점을 모두에게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리바가 살았던 이솔라 비첸티나의 프란체스코 곤조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항상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모든 이에게 친절하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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