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64년 만의 우승 도전... 아시안컵 '팡파르'

'역대 최강' 평가에 우승 기대감 커져...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

[윤현 기자]

▲ 2024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 KFA

 
한국 축구가 64년 만의 우승에 노리는 아시안컵이 막을 올렸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13일 오전 1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으로 대장정을 시작했다. 

지난 대회 우승국이자 이번 대회 개최국인 카타르는 레바논과의 개막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총 상금은 1480만 달러(195억 원)다. 모든 참가국이 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를 받는다. 준결승에 진출하면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 원), 준우승과 우승국은 각각 300만 달러(약 40억 원), 500만 달러(약 67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국, 아시안컵서 '종이 호랑이'... 이번엔 다를까 

한국은 대회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제1회 대회인 1956년과 제2회 1960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64년간 준우승만 4차례 하고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반면에 '숙적' 일본은 우승을 4차례 하면서 최대 우승국이 됐고, 중동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3차례씩 우승하며 한국을 앞질렀다. 

여기에 지난 대회에서 첫 우승을 경험한 카타르는 2연패를 노리고, '아시아의 유럽'으로 불리며 힘과 높이가 압도적인 호주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아시안컵에 나선 역대 대표팀 가운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선수들을 앞세웠다. 

특히 '캡틴' 손흥민의 우승 욕심은 남다르다. 처음 출전한 2011년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역대 최연소 아시안컵 득점(18세 194일) 기록을 썼으나 준결승에 그쳤고, 2015년 결승, 2019년 8강에서 탈락했다. 

어느새 32세의 손흥민으로서는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가능성이 큰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또한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의 사실상 첫 실전 무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5경기 연속 승리가 없어 비판받을 때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라고 밝힌 터라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첫 상대 바레인, 4년 전 한국 괴롭혔던 '난적' 
 

▲ 2024 아시안컵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인 바레인 ⓒ AFC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함께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15일 오후 8시 30분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첫 경기에 나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은 한국이 23위, 바레인은 86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지난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고 한국을 괴롭혔던 상대였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당시 16강전에서 바레인과 맞붙은 한국은 1-0으로 앞서다가 후반에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전을 치렀다. 김진수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했으나, 체력을 많이 소진하면서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패하고 말았다. 

바레인 대표팀은 아르헨티나 출신 후안 안토니오 피찌 감독이 이끈다. 과거 칠레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 등을 이끌었던 경험 많은 사령탑이다. 

바레인의 최근 평가전 성적은 나쁘다. 지난 6일 호주에 0-2로 패했고, 가장 최근 경기인 11일 앙골라와의 경기에서도 0-3으로 패했다. 지난해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0-2로 패한 것까지 더하면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다. 

바레인은 이번 대회 대표팀 명단 26명 중 23명을 자국 리그 선수로 채웠고, 해외파는 3명이다. 공격수 압둘라 유수프 헬랄이 체코 1부 리그 믈레다 볼레슬라프에서 활약하는 유일한 유럽파다. 나머지 2명은 UAE와 말레이시아에서 뛰고 있다. 

16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바레인은 한국을 상대로 큰 점수 차로 패하지 않고,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한국으로서는 바레인의 밀집 수비를 어떻게 뚫느냐가 1차전 승리의 관건이다. 또한 토너먼트를 대비해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A매치 6연승, 20골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기세를 올리고 있는 한국이 과연 바레인을 꺾고 우승을 향한 여정을 시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