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마침내 라이트백으로 이동한 키미히… 큰 변화의 조짐인가, 일시적 조치인가

김정용 기자 2024. 1. 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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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경기장에 있는 시간 동안 늘 미드필더로 뛰길 원했던 요주아 키미히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약 15분 동안 라이트백을 소화했다. 오랜만에 예전 포지션으로 돌아온 키미히가 바이에른 밸런스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변화다.


1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7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이 호펜하임에 3-0으로 승리했다. 후반기 첫 경기를 잡아낸 바이에른은 현재까지 16경기를 치른 가운데 선두 바이엘04레버쿠젠을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경기 막판은 바이에른 입장에서 편안하게 흘러갔다. 자말 무시알라의 두 골로 앞서 있는 상태에서 후반 29분 상대 미드필더 그리샤 프뢰멜이 퇴장 당했다. 바이에른은 후반 33분부터 본격적인 체력 안배에 들어갔고, 경기 막판 해리 케인의 쐐기골도 터졌다.


느슨한 막판 흐름 중 눈에 띄는 변화가 키미히의 오른쪽 기용이었다. 키미히는 늘 그렇듯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소화하다가, 선발 라이트백 콘라트 라이머가 빠지자 그 자리를 메웠다. 동시에 키미히의 파트너 미드필더였던 하파엘 게헤이루까지 빠졌다. 중앙에는 레온 고레츠카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투입됐다.


오랜만에 보는 키미히의 라이트백 기용이다. 키미히는 프로 초창기 뛰어난 오른쪽 수비수로 주목 받았다. 2019-2020시즌 바이에른이 3관왕을 달성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도 라이트백이었다. 독일 대표팀 역시 중원의 중심은 토니 크로스였기 때문에 키미히는 라이트백으로 오래 뛰었다. 그러다 프로에서 점차 위치가 중앙으로 이동했고, 바이에른 전임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은 본격적으로 키미히를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했다. 독일에서 크로스가 은퇴하자 역시 패스의 중심은 키미히가 됐다.


컨디션이 온전할 때 키미히의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이번 시즌은 개인적인 컨디션 난조와 바이에른의 전술 완성도 문제가 겹치면서 경기 기여도가 뚝 떨어졌다. 수비력은 원래 큰 기대하기 힘든 선수였는데 장기였던 패스 전개도 잘 되지 않은 점은 분명 아쉬웠다. 독일과 바이에른 모두 키미히가 빠져야 이긴다는 통계 결과까지 나왔다.


이날 막판 라이트백으로 뛰면서, 키미히가 오히려 가장 선호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는 건 흥미롭다. 키미히는 라이트백 시절부터 많이 비견됐던 잉글랜드 대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비슷한 면이 있다. 포지션이 측면이든 중앙이든 가장 큰 무기는 정교한 킥이다. 상대 수비가 몇 명이든 그 사이로 살짝 찍어차는 패스를 통해 공격수에게 직접 공을 배달할 수 있고, 이 플레이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곤 했다. 그런데 바이에른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역할을 맡으려고 뒤쪽에 배치되다보니 특기가 살지 않았다.


라이트백 키미히는 윙어 킹슬리 코망에게 측면을 맡겨두고 오히려 안쪽으로 자주 이동하는 동선을 보였다. 전술 신조어로 인버티드 풀백이라 흔히 부르는 역할이다. 풀백 위치에서 수비하다가, 빌드업 상황에서는 오른쪽에 치우친 중앙 미드필더처럼 자리잡고 패스 전개에 가담한다. 그러다가 기회가 보이면 아예 전방까지 침투하기도 했다.


후반 40분 키미히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케인의 머리에 정확히 도달했는데 이는 미드필더로서도 전성기를 달릴 때 가장 많이 보여주던 플레이 방식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중거리 슛도 날렸다. 그다지 날카롭진 않았지만 슛과 위협적인 패스가 가능한 위치에서 꾸준히 머물렀다는 것은 명목상 포지션이 풀백이든 미드필더든 결론적으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중 공격적인 위치에 뒀을 때 위력이 나오는 선수임을 보여줬다.


또한 키미히가 인버티드 풀백으로 꾸준히 뛴다면 중앙 미드필더를 1명 추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이렇게 바이에른의 부족한 미드필드 장악력을 보완할 수도 있다.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키미히가 풀백으로 빠졌을 때 중앙에 기용할 선수가 부족하다는 건 여전히 숙제다. 주전급 미드필더 고레츠카는 후방에 머무를 때보다 전진할 때 위력이 난다. 콘라트 라이머는 '수비 전문'에 가깝고, 후방에서 패스를 뿌릴 수 있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는 아직 유망주다. 토트넘홋스퍼에서 새로 영입된 에릭 다이어가 한창때 가장 경기력이 좋았던 위치도 수비형 미드필더이긴 하지만 그만큼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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