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서 못 뛴거 맞아?'…제이든 산초, 도르트문트 훈련서 슛 '펑펑'

김정현 기자 2024. 1. 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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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맨유서 못 뛴 거 맞아?'

제이든 산초의 첫 훈련을 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관계자들이 놀란 표정이다. 실전을 4달이나 뛰지 못한 공격수의 모습이 아니어서다.

제이든 산초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친정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6개월 임대 이적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도르트문트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도르트문트는 공격수 산초를 시즌 말까지 임대로 영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인 산초는 2024년 6월 30일까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맨유 역시 "임대 소식이다. 산초가 도르트문트로 복귀한다. 산초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전 소속팀인 도르트문트에 임대로 합류했다. 도르트문트가 겨울 휴식기 이후 시즌을 준비하게 되면서 산초는 잠시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시즌 남은 기간 동안 산초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라며 산초의 도르트문트 임대 소식을 전했고, 산초를 위해 행운을 빌었다. 


한때 잉글랜드 축구 스타였던 산초는 올시즌 에릭 턴 하흐 맨유 감독과 공개적으로 불화를 일으켜 1군에서 퇴출됐을 뿐만 아니라 1군 시설에도 출입 금지 조치를 당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아스널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 때 턴 하흐 감독은 산초를 명단 제외시켰다. 경기 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산초는 훈련에서의 퍼포먼스로 인해 선발되지 않았다. 맨유에서는 매일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선택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그를 뺐다"라며 산초를 명단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산초는 SNS에 성명문을 게시하면서 턴 하흐 감독의 주장에 정면으로 대항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전부 믿지는 말라"라며  "나는 이번 주 훈련을 아주 잘 소화했다.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데에는 (훈련을 제외한) 다른 이유가 있다. 난 오랫동안 희생양이 됐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턴 하흐 감독은 항명 사태를 일으킨 산초를 곧바로 1군에서 제외했을 뿐만 아니라 훈련장과 식당을 비롯한 1군 시설에서도 내쫓았다. 1군 동료들과 훈련을 같이 못 받으니 자연스레 1군 경기도 뛰지 못하고 있다.


1군에서 제외된 산초는 이후 어떠한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아 계속 훈련에서 배제됐다. 산초가 고개를 숙이지 않자 맨유는 거액을 주고 영입한 산초와 이별하기로 결정했다.

방출 명단 후보에 오른 산초에게 손길을 내민 건 그가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 도르트문트였다. 산초는 도르트문트 시절 137경기에 나와 5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윙어로 등극했다. 이후 2021년 여름 이적료 7300만 파운드(1203억원)에 이적하면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린 후 도르트문트는 전력 강화를 위해 맨유에서 애물단지가 된 산초를 데려오는 걸 고려했고, 산초도 자신을 1군에서 추방한 맨유를 떠나 좋은 기억이 있는 도르트문트로 돌아가길 희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6일 "우린 맨유와 도르트문트 사이에서 산초가 남은 시즌 동안 그의 예전 구단에 다시 합류할 수 있도록 합의가 이뤄졌다고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거래에 관련해 여전히 정리해야 하는 계약 및 재정 문제가 남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맨유에 합류한 이후 산초는 꾸준한 경기력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리그에서 58경기에 나와 9골 6도움만 기록했다"라며 "올시즌 분데스리가 5위에 위치한 도르트문트는 산초가 현재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진행 중인 훈련 캠프에 합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SNS을 "도르트문트는 맨유와 마지막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협상이 최종 단계지만, 임대료는 약 400만 유로(약 57억원)에 주급 보조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임대 거래로 맨유는 산초의 고액 연봉 일부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산초는 맨유에서 주급으로만 30만 파운드(약 4억9500만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780만 파운드(약 129억원)에 이른다.

영국 '타임즈'는 "도르트문트는 6개월 동안 산초의 급여로 현 연봉의 3분의 1인 260만 파운드(약 43억원)만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라며 "이 경우 맨유는 임대 기간 동안 산초에게 잔여 연봉인 520만 파운드(약 86억원)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속한 협상 끝에 산초 임대 영입이 마무리되자 제바스티안 켈 도르트문트 디렉터는 "산초는 절대적인 차이를 만들어 내는 선수이기에, 곧 그가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기대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산초는 이 도시와 지그날 이두나 파크, 우리 팬과 구단에 대해 알고 있다"라며 "비록 지난 몇 달 동안 어떠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우린 산초가 빨리 자리를 잡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 자신의 자질로 도르트문트가 시즌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친정팀으로 복귀한 산초도 "오늘 라커룸에 들어왔을 때 마치 고향에 돌아온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며 "난 클럽의 안팎을 잘 알고 있으며, 도르트문트 팬들과 항상 친하게 지냈고, 구단 관계자들과 단 한 번도 연락을 끊은 적이 없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빨리 팀 동료들을 다시 만나고, 경기장에 나서고, 웃으며 축구를 하고, 골을 넣어 도르트문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을 얻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산초의 첫 훈련이 시작됐는데 컨디션이 예상보다 좋아 도르트문트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3일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산초가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훈련한 시간이 적어 걱정했는데 첫 날 훈련 모습이 너무 좋아 만족을 표시했다"며 "예상보다 실전 투입이 빠를 것 같다"고 했다.

재능은 어딜 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산초가 도르트문트에서 부활해 완전이적에 성공할 지, 아니면 도르트문트에 다시 완전이적할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도르트문트,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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