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열풍 힘입어 코스닥 문 두드리는 ‘피노바이오’
“새롭게 개발한 링커 기술 활용법 고민”
“지속 가능 기업 목표”...기특 상장 추진
바이오 업계 돈줄이 마르고 있다.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돈만 먹는 하마’ 바이오텍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는 예외다. 기술 이전 성과에 투자 유치까지 이어진다. ADC 전문 바이오텍 피노바이오도 그중 하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신약 사업개발(BD)을 경험한 정두영 박사가 2017년 설립한 피노바이오는 자체 ADC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기술 이전 성과들을 내고 있다.
ADC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의 암 치료법이다.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세포 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링커(Linker)로 결합해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독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된 ADC는 과거만 해도 ‘불신의 대상’이었다.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던 탓이다. 하지만 ‘엔허투’ ‘파드셉’ 등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는 “위상 변화가 크게 체감된다. 2010년대 중반까지도 ADC는 불신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엔허투’ ‘파드셉’ 등 ADC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혁신 신약 개발의 주류로 떠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셀트리온이나 컨쥬게이트바이오 같은 곳들이 우리 기술을 사용해 ADC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모습을 보며 달라진 ADC 위상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과는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노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오텍 컨쥬게이트바이오와 10개 약물을 타깃으로 하는 ADC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피노바이오가 약물과 링커를 공급하고 컨쥬게이트바이오가 타긴 선정과 항체 개발·합성·평가 등을 맡는 방식이다. 총 계약 규모는 선급금 포함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다. 앞서 2022년 10월에는 셀트리온과 총 15개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 안국약품과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해 4월 안국약품은 피노바이오에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피노바이오는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한 코스닥 입성도 추진 중이다. 이미 기술성 평가는 지난해 1월 통과했다. SCI평가정보와 이크레더블이 평가를 맡았고 각각 A와 BBB 등급을 부여했다. 지난해 5월에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도 제출,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두영 대표는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확실한 건 우리의 최종 목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코스닥 시장 상장은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다. 자금을 조달하고 기술 개발을 수행, 회사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피노바이오는 올해 기술이전 계약 관련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등을 기대하고 있다. 또 새롭게 개발한 링커 기술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정두영 대표는 “(마일스톤 관련) 올해 혹은 내년 정도를 예상 중이다. 또 다양한 회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적어도 1~2개 이상이 기술이전 계약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올해는 캠토테신 기반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발견, 새롭게 개발한 링커 기술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안전성이 높고 타깃 선택성은 개선돼 물에 잘 녹지 않거나 ADC에 사용 못했던 페이로드(독성약물) 후보 물질들을 ADC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새 링커의) 특징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 캠토테신 기반 플랫폼을 넘어서 면역 조절제 등을 페이로드로 활용하는 새로운 ADC 분야까지 존재감을 넓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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