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주파수' 뭐길래…제4이통, 자칫하면 '제2알뜰폰'
초기비용↑, 알뜰폰과의 사업 차별도 관건
"정부 원하던 경쟁 다변화 이룰 수 있을까"
제4이동통신사에 도전하는 업체 후보 3곳이 모두 5G 28㎓ 주파수 할당 신청 적격 여부 심사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보다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 주파수 특성을 따질 때 초기비용은 막대하다. 정부는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이들 법인에 대해 일부 지역에만 망구축을 가능토록 했는데, 제2의 알뜰폰 모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8㎓ 대역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 마이모바일(미래모바일 컨소시엄) 등 3개 법인은 모두 주파수 할당 신청 적격 심사를 통과했다. 오는 25일 주파수 할당 경매를 통해 세 곳 중 한 곳이 제4이통사로 선정되는데, 일단 첫번째 관문에선 후보군 모두 인정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주파수 할당을 받는 기업들의 사업모델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주파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28㎓ 주파수는 비용 대비 수익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28㎓는 현재 흔히 사용되고 있는 5G 주파수인 3.5㎓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낮다. 지상 기지국을 보다 촘촘히 깔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초기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주파수의 전국 단위 기준 최저 경쟁가격은 742억원부터 시작한다. 3개사가 경매에 참여하면 경쟁심리가 작동해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망 구축 의무가 있어 전국단위의 경우 할당일로부터 3년 차까지 총 6000대의 28㎓ 기지국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 비용까지 더하면 비용은 30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미 2018년 이동통신사3사(SKT, KT, LG U+)에 28㎓ 주파수가 할당됐지만, 망 구축 의무를 지키지 못해 모두 주파수를 반납한 것도 결국 비용 부담 때문이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통3사에서) 한 번의 실패로 반납됐던 주파수이기 때문에 수익성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은 곳에 정책 자금이 나갔다면 낭비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1차 통과 기업들은 사업모델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만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교, 병원, 경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기업 및 단체와 통신망을 구축해 실증한 후 확산하는 사업모델을 밝혔을 뿐이다. 미래모바일은 B2B와 B2C 서비스를 골고루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며, 세종텔레콤은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신청했겠지만 28㎓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4이통사가 제2의 알뜰폰사업자(MVNO)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전국단위뿐만 아니라 권역 단위 할당 신청도 가능하게 했다. 다만 제4이통사가 권역망만 깔 경우 이용자가 해당 권역을 벗어나면 이통3사가 구축한 망을 빌려 써야 하는데, 이것이 MVNO와 결국은 비슷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망을 빌려 쓰게 되면 MVNO랑 비슷해지는데 이 경우 도매대가(망사용료) 이슈가 생긴다"며 "도매대가가 싸면 쌀수록 제4이통사의 경쟁력이 높아지지만 그게 아니라면 MVNO를 하나 더 만드는 게 낫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MVNO 성장 정책을 추진해온 정부 입장에서 (제4이통사가) 저렴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보다는 중간층 소비자와 고가 소비자층을 공략해야 하는데, 가격 경쟁을 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 역시 "국지적 망을 깔고 국내에서 로밍(서로 다른 통신사업자 간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하면 알뜰폰 사업자와 같아지는 데 이 경우 경쟁 다변화가 가능해질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매를 앞둔 과기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경매를 앞두고 있어 이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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