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살아있는 것은 다

2024. 1. 13.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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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년이 들어 애굽에 곡식을 꾸러 갔던 유다는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된 줄 모르고 그 앞에 가족사를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야곱이 노년에 얻은 두 아들 중 남은 하나인 베냐민은 아버지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죽을 만큼 사랑하는' 아이임을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를 애굽에 데려올 때 유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만큼은 꼭 아버지에게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하고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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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4장 30~34절


흉년이 들어 애굽에 곡식을 꾸러 갔던 유다는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된 줄 모르고 그 앞에 가족사를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야곱이 노년에 얻은 두 아들 중 남은 하나인 베냐민은 아버지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죽을 만큼 사랑하는’ 아이임을 설명합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똑같은 자식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사랑받지 못했던’ 자신과 형제들의 서러움이 배여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은 다 연결돼 있습니다. “아버지의 생명과 이 아이의 생명이 서로 하나로 묶여 있거늘 이제 내가 주의 종 우리 아버지에게 돌아갈 때에 아이가 우리와 함께 가지 아니하면”(창 44:30) 이 아이가 살면 야곱도 살고 죽으면 야곱도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를 애굽에 데려올 때 유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만큼은 꼭 아버지에게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하고 데려왔습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겨서 이 아이를 돌려보내지 못하게 된다면 영영 아버지에게 죄인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유다는 왜, 무엇 때문에 자신이 대신 희생하겠다고 했을까요. 또다시 생명과 생명이 끊어지는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에 자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유다는 ‘생명과 생명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꼴 보기 싫은 요셉을 노예로 팔아넘겼습니다.

요셉의 채색옷을 찢어 짐승의 피를 뿌린 후 아버지 야곱에게 갖다 주었을 때 찢어진 채색옷을 부여잡고 오열하며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꾸 죄책감이 생겨 집을 나왔습니다. 일찍 결혼해 아빠가 되었습니다. 세 아이를 얻었지만 둘을 잃고 아내마저 잃었습니다. 비로소 생명이 끊어질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온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예수님은 왜 야곱의 열두 아들 중 넷째인 유다의 혈통으로 오셨을까요. 오늘 본문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인류는 생명의 근원 되신 하나님과 단절됐습니다. 생명과 생명을 단절시키는 것은 우리의 죄와 탐욕입니다.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자라 사망을 낳습니다.(약 1:15) 생명과 생명이 연결되려면 누군가 희생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자청하셨습니다. 누구보다 아버지의 아픔을 아셨기에.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영접하면 생명의 근원 되신 하나님과 연결됩니다.

이 구원의 신비를 알게 된 사람은 누구의 생명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인종 피부색 언어 고향 학교 직업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연결돼 살아갑니다. 왜 아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할까요.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밥상을 준비합니까. 뒤에 딸린 가족이 있어서입니다. 살아있는 것은 다 연결되어 있기에 희생하는 겁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없다면 생명과 생명은 연결되지 못합니다.

이기적인 자기 중심성은 늘 나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있으니까 네가 있는 거야.” 반면 하나님 중심성은 너로부터 시작합니다. “네가 있으니까 내가 있는 거야. 네가 있어서 내가 완성되는 거야.”

예수님은 생명과 생명을 연결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생명과 생명을 단절시키는 모든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생명을 사랑하십시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려고 노력하십시오.

장승민 장충단교회 목사

◇서울 장충단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으로 포스트휴먼 시대를 살아가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생수를 나눠주는 오아시스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장승민 목사는 동국대와 서울신대 신대원, 미국 버지니아 리버티신학대에서 수학하고 지난해부터 장충단교회 담임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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