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역대급 더위 덮쳤는데…"올해는 더 덥다" WMO 경고

천권필 2024. 1. 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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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주의 한 주택 앞에 있는 온도계가 40도 이상을 가리키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해 전 지구 온도가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해였던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올해는 엘니뇨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보다 더 따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이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로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밝혔다. WMO가 통합한 6개 주요 국제 데이터 세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수준(1850~1900년) 대비 1.45도(± 0.12도) 상승했다. WMO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NASA의 고다드 우주연구소(NASA GISS), 영국 기상청 등 6개 기관의 세계 해양 네트워크 관측 및 선박·부표의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지구 온도를 분석했다.


엘니뇨 발생 이후 매달 온도 신기록


신재민 기자
가속화되는 온난화 추세와 지난여름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 등이 전 지구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게 유지되는 기후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 지구 월평균 온도는 매달 월별 신기록을 경신했으며, 7월과 8월은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2023년 중반 라니냐로 인한 냉각화에서 엘니뇨로 인한 온난화로 이동이 지난해 (전 지구) 온도 상승에 분명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해수면 온도 역시 연중 대부분의 기간 이례적으로 높았으며 바다의 폭염으로 불리는 ‘해양 열파’ 현상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남극의 해빙(바다 얼음) 면적은 2월(여름, 최저), 9월(겨울, 최고) 모두에서 기록상 가장 작았다.


“극한 더위가 산불 악화…막대한 경제적 손실”


지난해 역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은 캐나다에서 불길로 인해 연기가 하늘로 치솟은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이상기후로 인해 전 지구는 지난 1년 동안 폭염·가뭄·홍수 등 여러 기후 재난에 시달렸다. 지구가 데워지는 수준(지구 온난화, global warming)을 넘어 끓고 있다(지구 가열화, global boiling)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폭염이 세계 곳곳을 덮치기도 했다. WMO는 “2023년에는 극한 더위가 건강 및 산불을 악화시켰으며 극한 강우, 홍수 등은 인명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올해는 심지어 더 따뜻할 수도”…1.5도 목표 무너질까


올해 역시 기록적으로 더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보통 정점을 찍은 이후에 전 지구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할 때 2024년은 (2023년보다) 심지어 더 따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국제사회가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기온 상승폭 제한 목표인 1.5도가 사상 처음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WMO와 영국 기상청은 지난해 “2023~2027년에 전 지구 온도가 최소 1년 이상 기간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높을 가능성이 66%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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