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최장시간 혈투 속 52점 올린 무라드 "쉬고 싶다"
파키스탄 특급 무라드 칸(24)이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올 시즌 V리그 1경기 최다인 52점을 올렸다. 최장 경기 시간 끝에 짜릿한 승리를 따낸 그는 "쉬고 싶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9-25, 25-22, 25-21, 40-42, 15-11)로 이겼다.
1세트 초반 교체투입된 무라드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52점(블로킹 2개, 서브득점 2개 포함)을 올렸다. 올 시즌 V리그 1경기 최고 득점 기록이다. 역대 최고 득점은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가 2012년 2월 2일 LIG손해보험전에서 기록한 58점이다.
대한항공은 허리 부상을 당한 링컨 윌리엄스(호주)의 일시 대체 선수로 무라드를 영입했다. 그러나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활약해 한 번도 선발로는 나서지 못했다. 주로 유광우와 짝을 지어 더블 스위치되거나 높이 강화를 위해 투입되는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29일 OK금융그룹전에서 28점을 올린 게 최고기록이었다.
경기 뒤 무라드는 "이겨서 행복하다. 50점 이상 올린 건 처음이다"며 "오늘은 팀 스타일을 오늘 팀 스타일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난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컨디션이 좋은 무라드에게 적극적으로 토스했다. 무라드는 "리시브가 흔들려 때리기 어려운 공도 있었지만 올라온 순간 내가 득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무라드는 2m5㎝의 장신을 살려 타점 높은 공격을 했다. 하지만 빠른 배구를 하는 대한항공 전술에는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호흡을 보였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날 경기 무라드에 대해 "공격도 공격이지만 여러 가지 플레이를 팀에 맞춰줘서 만족한다"고 했다.
무라드는 "한선수가 공을 계속 줬기 때문에 득점했다.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때리기 힘든 공도 어떻게든 득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V리그 데뷔 이후 첫 서브득점도 올린 무라드는 "공을 올리는 토스가 더 좋아지고, 힘있게 때리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52점? 놀랍다. 놀라운 기록"이라며 "사실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경기에서 나왔던 다른 상황들도 좋았다. 우리 팀에서 얼마 뛰지 않았지만 수비나 이런 부분에서 우리 팀 스타일에 맞춘 게 좋았다. 득점이 많기도 했지만, 효율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세트 현대가 너무 잘 했다. 공격도, 서브도 좋았다. 무라드가 들어와서 큰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코트 안에서 선수들이 에너지를 표출하는 모습이 나왔다"고 했다. 4세트를 얘기하면서 헛웃음을 지은 그는 "팬들이 좋아하셨을 것 같다. 그 세트를 졌지만,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니까"라며 "충분히 5세트에 잘 해줬다"고 평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해 10시 5분에 끝났다. 순수 경기 시간은 171분이다. 정규리그 역대 최장 시간 기록을 세웠다. 특히 4세트엔 무려 42-40(현대캐피탈 승리)까지 가면서 1세트 최다득점 2위로 남았다. 무라드는 "내가 몇 번 실수를 하기도 했다. 플레이 기복이 있었다.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승리의 기쁨을 누렸지만,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무라드는 "약간 힘들다. 집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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