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일가족 비극' 부른 소아 당뇨… "최소 6명 투병 중 사망"

이금숙 기자 2024. 1. 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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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당뇨병을 앓는 9세 딸을 둔 충남 태안의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소아 당뇨 환자의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당뇨병으로 일찍 우리 곁을 떠난 아이는 이뿐만이 아니다"며 "갑작스러운 저혈당, 고혈당과 합병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수년 간 사라져 간 젊은 당뇨병 환자가 협회 소속만 최소 여섯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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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소아 당뇨병을 앓는 9세 딸을 둔 충남 태안의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소아 당뇨 환자의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당뇨병으로 일찍 우리 곁을 떠난 아이는 이뿐만이 아니다"며 "갑작스러운 저혈당, 고혈당과 합병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수년 간 사라져 간 젊은 당뇨병 환자가 협회 소속만 최소 여섯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협회는 소아 당뇨병 환자와 가족들이 적어도 병 때문에 고통받고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치료가 잘 이뤄질 수 있는 정책을 통한 경제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슐린 투여해야 하는 소아 당뇨, 치료비 비싸
소아 당뇨병의 의학적 명칭은 '췌도부전 당뇨'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인 ‘췌도’의 기능 이상으로 인슐린이 분비가 되지 않는 병이다. 제1형 당뇨병이라고도 불리며, 소아에게 많이 발생해 소아 당뇨병으로도 불린다. 비만이나 식습관 문제로 성인에게 생기는 제2형 당뇨병과 다르며, 소아 당뇨병 환자는 혈당 관리를 위해 약이 아닌 인슐린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슐린 투여를 통해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칫 인슐린 과다 투여로 심한 저혈당에 빠지면 실신·사망의 위험이 있다. 인슐린 투여를 제때 하지 않아 혈당이 치솟는 고혈당 상태에서는 쇼크 등 합병증 위험이 있다. 매일 최소 8번 손끝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주사도 4회 이상 맞아야 한다. 잠 잘 때도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 어린 환자 부모는 밤에 3회 이상 혈당을 측정해야 해 잠을 제대로 못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행히 2018년 '연속혈당 측정기'가 국내 도입되면서 관리에 획기적인 변화가 왔다. 연속혈당측정기는 5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저혈당 시 알람이 울려 심한 저혈당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한다. ‘인슐린 펌프’와 연결하면 고혈당일 때 자동으로 인슐린 투여도 가능하다.

◇정부 지원 있지만… 경제적 부담 여전
소아 당뇨 관리와 치료에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가 효과적이라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평생 매일 인슐린을 주입해야 하는 소아 당뇨병 특성상 환자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런 이유로 사용률이 저조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환자는 1형 당뇨병(소아 당뇨병) 인구의 10.7%,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되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인구는 1형 당뇨병 인구의 0.4%에 불과했다. 정부 역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인지해 오는 2월 말부터 19세 미만 환자에 대한 인슐린펌프와 전극(센서), 소모성 재료 등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한다.

협회는 인슐린 펌프 등 건강보험 확대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정과 함께, 소아 당뇨병을 ‘장애’ 로 인정해달라고 요청 중이다.

한편,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회장은 “경제적인 문제를 가진 소아 당뇨병 환자와 가족은 망설이지 말고 한국소아당뇨인협회의 문을 두들겨달라”고 당부했다. 협회는 당뇨병 복지기관으로서 지난 2008년부터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장학기금 및 치료비 지원과 생활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으며, 모두 합치면 그 규모는 10억 원에 이른다. 1년에 한 번 정규프로그램으로 1억여 원의 장학기금과 치료비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김광훈 회장은 “앞으로 경제적으로 시급한 상황에는 먼저 지원하고 기금 지원 외에 사회적 자원을 연결하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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