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충격!…드라구신 오자마자 망언 "3~4년 내 레알 가겠다"

김현기 기자 2024. 1. 12. 19: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선수는 인생을 걸고 신중하게 선택했는데 에이전트가 말썽이다.

12일 토트넘에 입성한 루마니아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 얘기다. 토트넘 입단 공식 발표 24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그를 곁에서 도와주고 조언해야하는 에이전트가 '입을 털고' 있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드라구신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다.

드라구신은 특히 연봉 2배를 부르는 곳이 있음에도 토트넘을 선택해 화제다. 그냥 돈 많은 중동 구단도 아니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불렀지만 드라구신이 거절했다. 김민재와 한솥밥 먹기보단 손흥민과 땀 흘리는 것을 선택했다.

토트넘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번 시즌부터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공감했다는 뜻이어서 향후 드라구신의 행보가 주목된다. 드라구신은 10일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제노아를 떠나 런던에 도착, 토트넘 구단에서 신체검사 등을 모두 마쳤고 7년 계약서에 서명도 했다. 이제 훈련을 앞두고 있다.

앞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가게 됐다. 3000만 유로(약 433억)의 새로운 이적료 제안이 제출됐고, 합의가 이뤄졌다"며 드라구신의 이적 소식을 전했다. 이어 드라구신이 이탈리아 제노아 공항을 떠나 런던에 도착한 장면도 공개됐다.

당초 토트넘이 제안한 금액은 2500만 유로(약 361억원)였지만 제노아 여러 번 협상 끝에 3000만 유로를 원했다. 최근 드라구신 몸값이 오르면서 결국 토트넘이 수용했고, 제노아는 선수에게 선택권을 준 끝에 토트넘행으로 가시화됐다.

이적료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진 끝에 토트넘이 제노아의 요구 조건을 맞춰주며 드라구신의 토트넘행이 확정됐다.

드라구신의 입단은 드라마 같았다. 드라구신은 지난해 말 토트넘 이적이 유력했으나 막판 지난 시즌 이탈리아 우승팀 나폴리와 독일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이 끼어들어 행선지가 오리무중에 휩싸였다.

특히 뮌헨의 경우, 43억원을 제시한 토트넘의 두 배에 달하는 돈을 연봉으로 제안했다. 풋볼 런던의 알라다이스 골드가 이를 확인했다. 그럼에도 드라구신은 오래 전부터 자신을 점찍고 러브콜을 보낸 토트넘은 선택한 것이다.

우승트로피도 변변치 않은 토트넘이 정성과 미래를 무기 삼아 드라구신 설득에 성공했다.

드라구신 에이전트인 루마니아 출신 플로린 마네아는 "15~16년간의 작업이 끝났다. 우리가 유벤투스에서 함께 시작했을 때 찍은 사진을 봤는데, 드라구신은 굉장히 말라 있었다"라며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우린 드라구신이 세계 최고의 클럽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음 행선지를 거론하면서 토트넘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마네아는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 최고의 빅클럽 중 하나이지만 드라구신의 꿈은 레알이나 바르셀로나"라며 "만약 그가 23~24세이고 경험이 더 많았다면 뮌헨으로 가기로 결정했을지도 모르지만 나이와 경쟁 등 많은 것들을 고려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어리고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토트넘을 디딤돌 삼아 차근차근 나아가겠다는 얘기다.

마네아는 이어 "우리가 뮌헨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드라구신은 이미 토트넘과 약속한 상태였고, 이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난 아직도 충격을 받았다"는 말로 토트넘을 왜 가느냐는 듯한 반응을 전했다.

이어 "오전 8시에 결정이 내려졌다. 우린 토트넘으로 가기로 결심했고, 뮌헨에서 제안이 왔기 때문에 중단됐다.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지만 신중하게 생각하고 평가해야 했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그래서 뮌헨을 거절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게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들의 결정이었다. 난 뮌헨에게 이 사실과 함께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바꾸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또 "어쩌면 미래에는 뮌헨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뮌헨을 거절하는 건 충격이 크지만 궁극적으로 이게 드라구신과 가족들이 원했던 것이다. 드라구신은 행복하게 토트넘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뮌헨 상대로 선수 영입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뮌헨을 거절하고 토트넘행을 택한 드라구신한테 큰 호감을 드러내면서 그의 데뷔전을 기다리게 됐다.

하지만 마네아의 발언 만큼은 토트넘 팬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토트넘 팬들이 즐겨보는 사이트 '스퍼스 웹'은 "현 단계에서 마네아의 대담함을 믿을 수 없다. 이제 막 자신의 고객이 선수 경력에서 가장 큰 이적을 한 시점인데 기뻐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제 드라구신이 기량과 헌신으로 마네아의 망언을 불식시킬 차례다.

토트넘 고민 중 하나는 센터백이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기존 토트넘의 수비를 책임지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새로 영입된 미키 판더펜의 호흡이 좋아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첼시와의 경기에서 판더펜이 갑작스럽게 장기부상을 당한 이후 문제가 생겼다.

믿을 만한 센터백 자원이 없다는 점이 큰 타격이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센터백도 소화할 수 있는 벤 데이비스를 센터백으로 배치하거나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판더펜의 빈자리를 메우는 건 쉽지 않았다. 판더펜은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 준수한 수비력을 모두 갖춘 선수였는데 토트넘의 남은 수비 자원들의 능력은 판더펜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진행된 경기에서 센터백 영입을 원한다며 새로운 영입이 토트넘에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길 바란다는 인터뷰로 영입 의지를 내비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 전후로 토트넘은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다수의 센터백들과 연결됐다.

프랑스 국가대표 장 클레어-토디보 영입도 노렸으나 여의치 않았고 결국 2순위 후보인 것으로 알려진 드라구신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옵타'에 따르면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제노아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 매체는 이 기록이 제노아가 공격을 전개할 때 드라구신을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빌드업 능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공격을 전개할 때 최후방에서부터 패스를 시작하길 원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스타일과 딱 맞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여름 토트넘에 부임한 직후 공을 다루는 능력이 좋은 미키 판더펜을 영입한 바 있다. 판더펜도 마찬가지로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유형의 센터백이다.

또한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두 번째로 많은 클리어링(87회)을 기록했고, 공중볼 경합 성공 부문에서는 수비수 중 가장 많은 기록(59회)을 세웠다. 또한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한 적도 한 번에 불과하다.

빌드업 능력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수비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드라구신이다. 또한 드라구신은 장신의 키에 비해 꽤나 빠른 속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 합류한 판더펜이 떠오르는 선수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지안루카 디마르지오는 토트넘이 드라구신을 영입하는 조건으로 이적료 외에 골칫덩이 수비수 제드 스펜스를 내주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스펜스 역시 현재 제노아 임대를 수락하고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

매체는 "토트넘과 제노아의 협상은 원래 어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뮌헨의 제안이 모든 걸 뒤흔들었다. 그러나 드라구신은 밤새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제노아는 풀백인 스펜스를 임대로 받게 될 것이다. 계약이 공식적으로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드라구신이 오면서 토트넘은 골칫덩이 수비수 에릭 다이어를 드라구신 노렸던 뮌헨에 팔게 됐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뮌헨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던 딜이다. 다이어가 뮌헨으로 이적한다. 다이어는 이미 뮌헨에 도착했다. 토트넘 홋스퍼와 뮌헨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 다이어의 메디컬 테스트는 오늘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플레텐베르크는 다이어가 뮌헨 공항에 도착한 영상을 게재하며 자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걸 알렸다. 사진이 아닌 영상이라는 점에서 해당 사진이 루머 확산을 위해 조작된 사진일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로마노 역시 개인 SNS에 "뮌헨이 다이어 완전 영입을 두고 토트넘과 합의했다. 다이어는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뮌헨에 도착했다. 그는 독일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뮌헨은 놀라운 구단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새로운 센터백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다이어 영입을 시인했다.

투헬은 '키커'를 비롯한 다수의 독일 매체들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선수 영입은 마지막 순간에도 틀어질 수 있다. 우리는 다이어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지막까지 기다릴 것이다. 다이어가 현재 뮌헨에 있고, 우리가 다이어 영입을 시도한 내용은 사실이다. 다이어가 합류한다면 우리 수비진에 옵션이 더해진다"라며 다이어 영입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토트넘 구단 역시 드라구신 영입을 발표한 뒤 다이어가 이적 눈 앞에 뒀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그리고 12일 그의 입단, 그리고 마네아의 황당 발언 등이 연이어 터졌다.

정작 뮌헨 팬들은 드라구신을 놓쳤음에도 그의 토트넘행을 이해할 수 있다는 태도다. 뮌헨이 너무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에 토트넘의 정성을 이기기 어려웠다.

그가 뮌헨 대신 토트넘행을 택하게 된 배경을 알고 있기에 드라구신의 선택을 존중했다.

에이전트의 발언대로 뮌헨은 토트넘이 비해 너무 늦게 레이스에 참가했다. 뮌헨이 영입 제의를 전달했을 때 이미 드라구신은 토트넘과 개인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물론 합의를 깨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드라구신은 토트넘을 존중해 뮌헨 제의를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또 출전시간이 행선지를 정하는데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된다. 뮌헨으로 이적할 경우 트로피를 많이 들어 올리겠지만 월드 클래스 센터백 3명(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만약 뮌헨행을 택했다면 드라구신은 4번째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경기나 주전 선수들 부상으로 나올 수 없거나 체력 안배를 해줘야 하는 상황에서만 뛸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에 토트넘은 주전 센터백이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까지 단 2명이라, 뮌헨에서 뛰는 것보다 더 많은 출전시간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뮌헨 팬들도 구단 소식을 주로 전하는 팬계정 '바이에른 & 독일'에 댓글을 통해 "드라구신은 벤치에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린 언제나처럼 늦었다", "드라구신 나이와 상황을 보면 비난할 수 없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를 벤치에 보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젊은 선수가 큰 돈을 벌기보다 자신의 경력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걸 보니 신선하다" 등 드라구신 선택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은 마침 15일 오전 1시3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치르는데 판더펜에 이어 로메로까지 부상 복귀할 것으로 보여 드라구신까지 가세하면 중앙 수비수에서 철옹성을 구축할 수 있다.

영국 매체 '트리발 풋볼'은 지난 9일 "토트넘 수비수 미키 판더펜은 복귀할 준비가 됐다. 그는 다가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핵심 수비수 판더펜은 지난해 11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첼시전 때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며 통증을 호소해 전반전 도중 교체됐다. 경기 후 정밀 검사를 통해 햄스트링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부상 정도가 경미하지 않아 판더펜은 2023년 아웃 판정을 받았다. 올시즌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수비를 책임졌던 판더펜이 빠지자 토트넘 수비는 크게 흔들렸고, 첼시전을 포함해 5경기 연속 무승행진(1무4패)을 이어갔다. 또 5경기 모두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실점을 내주며 승리하지 못했기에 팬들은 판더펜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판더펜은 지난해 12월부터 훈련장으로 돌아오면서 복귀를 준비했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지난 6일 번리와의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맞대결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판더펜이 이번 주에 훈련을 진행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번리전 명단에 들 수 있다. 그가 돌아와 좋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유벤투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