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포수' 이지영 FA계약+트레이드…SSG 단장 "실력+인성 높이 평가, 젊은 선수들에 도움"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안방 고민을 안고 있던 SSG 랜더스에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가세했다.
이지영의 원소속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는 12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춘 포수 이지영과 계약기간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SSG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알렸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것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받게 된 SSG는 현금 2억 5000만원 및 2025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줬다. 포수진 보강과 투수진의 안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는 게 SSG의 설명이다.
2008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지영은 2009년 1군에 데뷔, 그해 23경기 28타수 6안타 타율 0.214 4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문제를 해결했고, 소속팀에 돌아온 뒤 삼성 안방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지영은 2012년 54경기 135타수 41안타 타율 0.304 13홈런 OPS 0.669를 기록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13경기 268타수 64안타 타율 0.239 18타점 OPS 0.539, 99경기 266타수 74안타 타율 0.278 3홈런 32타점 OPS 0.687의 성적을 올렸다.
완전히 주전 포수로 발돋움한 2015년, 124경기 361타수 110안타 타율 0.305 1홈런 55타점 OPS 0.679의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에는 129경기 390타수 116안타 타율 0.297 7홈런 50타점 OPS 0.710으로 제 몫을 다했다.
2017년 105경기 302타수 72안타 타율 0.238 26타점 OPS 0.579, 2018년 90경기 178타수 61안타 타율 0.343 2홈런 19타점 OPS 0.809를 기록한 이지영은 2018시즌 이후 삼성, 키움, SSG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당시 고형욱 키움 단장은 "2018시즌 주전포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김재현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주효상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지만 포지션 특성상 체력적인 부담이 많은 자리인 만큼 포수 보강은 꼭 필요했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경험 많은 이지영 선수를 얻게 돼 기쁘고, 내년 시즌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팀을 옮긴 뒤에도 활약을 펼친 이지영은 2019년 106경기 308타수 87안타 타율 0.282 1홈런 39타점 OPS 0.727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 덕에 키움과 3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세부 내용은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옵션 6억원(최대 3억 기준).
이지영은 2022년에는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전 경기 선발 출장하며 키움의 포스트시즌 선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2023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자신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 81경기 217타수 54안타 타율 0.249 8타점 OPS 0.586으로 분전했지만, 이전과 같은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기회도 예년보다 줄었다. FA 협상에서도 좀처럼 진척이 없었고, 결국 이지영은 새로운 팀에서 2024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이지영은 구단을 통해 “먼저 나의 가치를 인정해 준 SSG에 감사드리며, 고향인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돼 뜻깊다. 나를 믿고 영입해 주신 만큼 올 시즌 SSG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겠다. 올시즌 팀 승리에 많이 기여해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키움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SSG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그렇다면, SSG는 어떻게 이지영과 손을 잡을 수 있었을까. 김재현 SSG 단장은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지영 선수가 SSG에 오길 원했고, 우리 팀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계약이 이뤄졌다"며 "논의를 시작한 건 열흘 정도 지났는데, 워낙 선수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가 어필한다고 해서 반드시 팀이 그 선수를 영입하는 건 아니다. 우리 팀 입장에서 이지영 선수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판단했다. 또 이지영 선수는 실력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인성적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젊은 포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이지영 선수를 통해 배우는 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SSG는 내부 FA 김민식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로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 단장은 "김민식 선수와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고, 팀 입장에서는 보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며 "볼 배합이나 투수를 리드할 수 있는 능력 등 어린 선수들이 그런 걸 보고 배우는 것만큼 좋은 게 없고, 이지영 선수에게 그런 부분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다만 김민식과의 협상의 경우 완전히 결렬된 게 아니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게 SSG의 입장이다.
구단의 의지 못지않게 선수도 SSG행을 강력하게 원했다. 김재현 단장은 "본인이 올 시즌 정말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얘기했고, 구단의 기대 이상으로 하겠다고 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지금은 수치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이지영 선수가 온다고 해서 주전이라고 할 수는 없고, 여기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지난 시즌에 그렇게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프로가 다 그런 것 아니겠나. 계속 올라오는 선수가 있다면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올겨울 SSG의 콘셉트는 확실하다. SSG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포수 박대온과 신범수를 영입했고, 11일 스즈키 후미히로 배터리 코치를 신규 영입하는 등 안방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스즈키 코치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주니치 드래건스와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포수로 활약했으며, 2000년에는 시드니올림픽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현역 은퇴 이후에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KT 위즈에서 11년간 배터리 코치 및 육성 코치를 역임했다. 다년간 1군 배터리 코치를 경험한 스즈키 코치는 팀 내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김재현 단장은 "프로는 우선적으로 많은 팬들에게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제 육성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그런 부분을 다 보강했다"며 김민식 선수와의 협상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는데,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시작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팀이 세팅이 돼야 하는데, (이지영의 영입으로) 그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떨쳐낸 것 같다"고 전했다.
▲구단별 2024 FA 승인 선수 명단(총 19명)
-LG: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오지환(이상 B등급)
-KT: 김재윤(B등급) 주권(A등급)
-SSG: 김민식(C등급)
-두산: 홍건희 양석환(이상 A등급)
-KIA: 김선빈(B등급) 고종욱(C등급)
-롯데: 안치홍 전준우(이상 B등급)
-삼성: 김대우 오승환 강한울(이상 C등급)
-한화: 장민재(C등급)
-키움: 임창민(C등급) 이지영(B등급)
◆2024 FA 계약 일지 및 세부 내용
-1호(2023년 11월 20일·이하 계약 발표일 기준): 전준우(롯데, 재계약) / 4년 총액 47억원
*보장 40억원, 인센티브 7억원
-2호(2023년 11월 20일): 안치홍(롯데→한화, 이적 계약) / 4+2년 총액 72억원
*4년 보장 47억원, 인센티브 8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보장 13억원, 인센티브 4억원
-3호(2023년 11월 21일): 고종욱(KIA, 재계약) / 2년 총액 5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 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
-4호(2023년 11월 22일): 김재윤(KT→삼성, 이적 계약) / 4년 총액 58억원
*계약금 20억원, 연봉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
-5호(2023년 11월 30일): 양석환(두산, 재계약) / 4+2년 총액 78억원
*4년 계약금 20억원, 연봉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13억원
-6호(2023년 12월 21일): 임찬규(LG, 재계약) / 4년 총액 5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7호(2023년 12월 21일): 장민재(한화, 재계약) / 2+1년 총액 8억원
*2년 보장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1년 연봉 2억원, 인센티브 1억원
-8호(2023년 12월 21일): 오지환(LG, 재계약) / 6년 총액 124억원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9호(2023년 12월 24일): 함덕주(LG, 재계약) / 4년 총액 38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
-10호(2024년 1월 4일): 김선빈(KIA, 재계약) / 3년 총액 3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8억원, 인센티브 6억원
-11호(2024년 1월 5일): 임창민(키움→삼성, 이적 계약) / 2년 총액 8억원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12호(2024년 1월 8일): 김대우(삼성, 재계약) / 2년 총액 4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인센티브 1억원
-13호(2024년 1월 12일): 이지영(키움, 계약 이후 SSG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 / 2년 총액 4억원
*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
사진=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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