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번 찾은 통도사 간 한동훈…당 지지율엔 '韓 효과' 미풍
지난 10일부터 부산·경남(PK)을 돌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흘째인 12일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낮 12시 통도사에서 열린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해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을 만나 “신년 하례에 맞춰 방문했는데 오늘 좋은 가르침을 주시면 잘 새기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성파스님이 “우리나라의 혁신은 우리 민족문화와 정신을 잘 이어가는 것”이라고 하자 한 위원장은 “저희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성파스님이 “우리나라 국호가 대한민국, 한국이고 민족도 한민족이고 입는 것도 한복”이라고 말하자 한 위원장은 “저도 한가(韓家)입니다”라고 답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국회 불자 모임인 정각회 회장 주호영 의원과 경남이 지역구인 윤영석·박대출·최형두 의원도 자리했다. 경내에는 불교 신도와 한 위원장 지지자 200여명이 몰려 “한동훈”을 연호했다.
통도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주자 시절인 2021년 10월과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에 찾았던 곳이다. 한 위원장의 이번 방문을 두고 “4·10총선을 앞두고 불교 신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이 종교계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 26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세 번째다. 지난달 29일 서울 명동성당을 방문해 천주교 원로 고 정의채(세례명 바오로) 몬시뇰을 조문했다. 지난 9일에는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아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을 기념하는 봉축 법회에 참석했다.
당내 총선 채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와 별개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영입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로 취임 18일째를 맞는 한 위원장이 총선 속도전에 돌입하면서 그를 향한 주목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한 위원장은 22%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3%)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했다. “취임 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국민의힘 초선)는 말이 나온다.
다만 의원 사이에서는 한 위원장의 개인적 인기가 당 지지율로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6%로 한 위원장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12~14일 조사 때와 동률이었다. 34%를 얻은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갤럽조사에서는 22대 총선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1%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35%)보다 높았다. 갤럽은 “지난해 12월 정부지원론과 정부견제론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한 이후에도 구도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힘 위기 국면은 수습됐지만, 본격적인 반등으로 이어가기엔 다소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2008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10일 부산 당원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은 “저는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4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2번 당했다. (좌천당한) 바로 그 처음이 이곳 부산이었다”며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했었다.
이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위원장이 부산고검에서 일할 때는 2020년이어서 코로나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는 글이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인증사진을 통해 “2020년이 아니었을 뿐, 사직에서 야구를 본 것은 맞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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