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故이선균 사건 일침 "수사 결과 전 신상공개는 마녀사냥"

하수영, 김은지 2024. 1. 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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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명수. 뉴스1

방송인 박명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 사건을 언급하며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 Cool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다.

이날 신상공개에 대한 언급은 방송 출연자로부터 나왔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피의자의 신분이 비공개로 됐다. 반면 이선균 씨 협박범은 유튜버가 본인의 신상을 공개했다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해서 논란이 일었다”며 “(신상을) 누구는 공개하고 누구는 공개하지 않는 기준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명수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이라는 게 있다. 함부로 신상을 공개하면 안 된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명예훼손이라는 게 있다. (범죄) 예방은 되겠지만 법이라는 게 있다”며 “저도 개인적으로 범죄자들의 신상이 공개됐으면 좋겠지만, 관련 법들이 있으니까 시대에 맞게 맞춰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 청취자가 “가해자보다 피해자 신상이 알려지는 경우가 더 많아 안타깝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그는 “법적인 처벌이나 결과가 안 나왔는데 신상이 공개되는 건 부작용이 크다.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도 법적으로 옳고 그름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공개가 되면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고(故) 이선균(왼쪽), 가수 지드래곤. 뉴스1

박명수는 이선균과 비슷한 시기에 마약투약 혐의 수사를 받았던 가수 지드래곤이 무혐의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른 출연자는 먼저 “지드래곤이 지난해 10월 25일 입건이 됐는데 경찰에 자진 출석해서 결백을 주장했다. 모발과 손톱·발톱 감정 결과 음성이었다. 경찰이 두 달이나 수사를 했는데 나오지 않았다”며 수사를 한 게 잘못은 아닌데 내부 얘기가 어디서 나온 거냐. 경찰에서 나온 게 아니냐. 결론이 나온 다음에 얘기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명수는 “당당히 조사를 받는 지드래곤의 모습 좋았다”며 “경찰 입장에서도 신고가 들어오고 제보가 들어오면 조사를 안 할 수 없다. 대신 중간에 아무 증거 자료 없이 언론에 나오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로 인해 지드래곤은 상처를 받고 엄청난 손해를 봤는데 이건 누가 책임지냐.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선균 사건 관련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기자회견엔 영화 ‘기생충’으로 이선균과 호흡을 맞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이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통해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은 뒤 KBS 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됐는데, 어떤 경위로 이것이 제공됐는지 면밀히 밝혀야 한다”며 “고인의 경찰 출석 정보를 공개해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게 적법한지 명확히 밝혀 달라. 그래야 제2, 제3의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송강호 등 영화계 종사자 2000여명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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