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통 양식을 ‘오늘’의 관점으로…공연계 재해석 시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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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역사나 전통음악의 양식 등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금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공연계에서 단골 레퍼토리처럼 여겨진다.
고전문학 등 그 자체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과거의 것들을 재해석함으로써 현 시대를 사는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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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역사나 전통음악의 양식 등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금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공연계에서 단골 레퍼토리처럼 여겨진다. 고전문학 등 그 자체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과거의 것들을 재해석함으로써 현 시대를 사는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 식이다.
공연계에서 주목하는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선정작들 중에서도 역사나 전통음악 양식을 오늘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현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언덕의 바리’는 독립운동가 ‘여자 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그의 생애를 무대 위에 그려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화 중 하나인 바리데기 신화와 안경신의 이야기를 엮어 꿈과 현실을 오가는 구성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김정 연출은 “‘언덕의 바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당시 독립운동가들을 동시대 인물로 만나게 하고자 한다”고 작품의 기획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11일과 12일 양일간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되는 울산문수오페라단의 오페라 ‘3과 2분의 1 A’는 신데렐라 동화 속 유리구두를 모티브로 결핍과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담은 잔혹 동화다. 이 작품은 현대인들의 타인에 대한 질투와 허영으로 왜곡된 욕망 표출에 대한 우화를 신데렐라의 두 언니의 관점에서 재구성해 보여준다. 신성우 작가는 “늘 신데렐라의 편에서 이야기를 바라보던 관점에서 탈피하고, 두 자매의 관점에서 이야기의 잔혹성과 폭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아들에게’(부제 : 미옥 앨리스 현)(1월 13일~2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중국, 일본에서 공부했으며 중국, 러시아,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실존 인물 현미옥 (앨리스 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현미옥을 박기자라는 등장 인물이 인터뷰를 하는 형태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박기자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는 미옥의 삶은 인물이 처한 시대뿐 아니라 세대와 성별을 넘어 다양한 이들과의 이해와 공존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과거의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도 있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민요 첼로’(MINYO CELLO)는 우리의 민요를 다섯 대의 첼로와 밴드 음악으로 새롭게 해석했고, 라폴라예술연구소의 전통예술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1월 12일~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은 과거 발걸음이 박자가 되던 시대, 그 호흡을 반영했던 음악을 탐색하고 재해석하면서 바삐 움직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선사한다. 전통예술 ‘물의 놀이’(1월 20일~2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역시 물을 소재로 전통 장단을 재해석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역사나 전통적인 요소를 그대로 적용해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해석함으로써 동시대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작업은 공연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전통적인 요소의 경우 대중과의 결합이 중요하다. 전통이나 역사를 단순히 ‘옛 것’으로 느끼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선 적절한 재해석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단순히 소재의 고갈로 인한 재활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재해석된 작품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창작물로써의 가치가 있다. 이러한 시도가 공연계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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