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죽었는데, 갑자기 수상한 사람들이 몰려왔다
[김준모 기자]
▲ <킬러들의 쇼핑몰> 포스터 |
ⓒ 디즈니+ |
최근 디즈니+의 한국시장 성과를 보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로 기세를 탔다고 볼 수 있다. 초반 빛 좋은 개살구 취급을 받던 때를 지나 웰메이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달아 선보이며 K-콘텐츠의 또 다른 문화창구로 거듭났다. 특히 연말 OTT 시상식에서 <카지노> <형사록> <무빙> 등 다수의 작품이 노미네이트와 수상을 이어가며 그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이런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 <킬러들의 쇼핑몰>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무빙> <최악의 악> <비질란테>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다. 시사회를 통해 먼저 관람한 <킬러들의 쇼핑몰>은 다시 한 번 매주 수요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킬링타임 드라마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대체 무슨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단 2화만으로 다음 편을 현기증 나게 기다리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 걸까.
▲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컷 |
ⓒ 디즈니+ |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은 '킬러들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수상한 남자 진만과 그의 죽음 후 남겨진 조카 지안이 겪게 되는 위험을 그린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와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킬러들의 액션을 통해 순도 높은 오락성을 보여준다. <존 윅>처럼 다수의 킬러들이 무용을 떨치는 세계관과 닮아있지만 서민들 속에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리옹>과 비슷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지안과 감정적인 유대를 맺으며 따뜻함을 느끼는 진만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저씨> <맨 온 파이어> 등의 작품이 보여준 세상을 등진 거친 남자와 세상의 위협을 받는 소녀의 유대관계는 이번에도 실패가 없는 필승공식으로 작용한다. 부모를 잃고 실어증에 빠진 지안을 대하는 진만의 모습은 점점 그 문을 열어가며 감정적인 따뜻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 유대감을 통해 감정적인 격화를 자아낸다.
▲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컷 |
ⓒ 디즈니+ |
여기에 개성 강한 캐릭터 열전은 앞으로의 회차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진만 역의 이동욱은 <도깨비>와는 다른 측면에서 자신의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났다. 그간 로맨스 장르에서 활약했던 이동욱이란 배우가 보여줬던 무기들이 액션이라는 장르적인 틀 안에서 새로운 화학작용을 선보인다. 여기에 무심한 눈빛으로 쳐다보다 사랑스런 미소로 변하는 지안을 향한 표정은 로맨스에서 보여줬던 장점의 여전한 위력을 보여준다.
<미성년> <구경이>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변신을 선보여 온 다채로운 매력의 소유자 김혜준은 지안을 통해 이번에도 흥미를 자극한다. 생활형 액션은 물론 친밀함부터 적대감까지 마주하는 캐릭터마다 그 관계의 변화를 흥미롭게 구성하는 힘을 보여준다. 촌스러운 '추리닝'마저 개성으로 만드는 소화력은 덤이다. 더해서 선한 인상과 침착한 말투로 잔혹한 행위를 반복하는 서현우표 킬러 이성조는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의 시작 역시 강한 몰입을 선사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킬러, 아니, 구독자들을 위한 쇼핑몰을 더욱 풍족하게 갖춘 디즈니+다. 최근 OTT 오리지널 시리즈의 트렌드는 초반부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한 이야기와 숏폼을 통해 흥미를 가질 만한 장면의 완성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킬러들의 쇼핑몰>인 만큼 디즈니+의 히트 오리지널 시리즈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시민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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