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성, 2029년 인수 완료...세계 1위 목표"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최대 가전박람회 CES가 막바지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1호를 만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투자하면서 한 해 동안 주가가 4배 가까이 뛰었는데요.
산업부 배창학 기자가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를 직접 만나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삼성전자의 지분 인수 계획을 들었습니다.
배 기자, 레인보우로보틱스 본사를 다녀왔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비롯해 이족과 사족보행로봇, 휴머노이드로봇을 만드는 종합 로봇 제조 회사인데요.
본사는 대전벤처협동화단지에 있습니다.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와 함께 본사를 둘러봤는데요.
공간 대부분은 연구소가 차지했습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연구진들은 로봇 연구 개발에만 몰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002년 레인보우로보틱스 전신인 카이스트(KAIST) 내 연구소 휴보랩 때부터 이정호 대표와 함께 해온 인원들이라 서로 허울 없이 소통했습니다.
카이스트 휴보 랩 시절 만들었던 휴보를 만날 수 있었는데, 어린 시절 TV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로봇 팔’로 불리는 협동로봇은 사옥 한편에 있는 무인 카페에서 볼 수 있었는데, 방문객들에게 음료를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차로 15분 거리에 로봇 생산 공장이 있는데,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대표는 인근 세종시에 부지를 마련했다며 조만간 대전시를 떠나 연구소와 공장이 통합된 곳으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투자한 뒤 ‘삼성전자 직원이 되는 건가’ 생각하는 직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진짜 인수할까요?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CES 2024에서 AI 로봇 '볼리'를 공개하며 로봇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대형 M&A 가능성과 함께 레인보우로보틱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은 14.83%입니다.
지난해 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3월 대주주 지분을 매입해 지금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총 투자금은 약 870억 원입니다.
3월 지분 매입 당시 창업자 등 7명의 특별관계자와 콜옵션, 즉 삼성이 이들의 지분을 사들인다는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행사 기간은 2029년 3월 15일까지고 콜옵션 행사 시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59.94%까지 확대된다는 점이 공개됐습니다.
<앵커> 삼성이 로봇 사업 의지를 밝힐 때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조기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핵심은 바로 콜옵션 계약입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 확인됐습니까?
<기자> 행사 기간과 지분율만 공개됐을 뿐 계약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이정호 대표가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 듣고 오시죠.
[이정호 /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경영진의 모든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하고 있죠. 삼성전자가 지분 15%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기준으로 2년 동안 20%를 모으고, 또 3년간 나머지 전량을 모으고...]
정리하자면 콜옵션 행사 기간은 1차와 2차로 구분되고요.
1차는 2026년 3월까지, 2차는 이어서 2029년 3월까지입니다.
기간에 따라 콜옵션 행사 가격이 달라지는데요.
삼성전자는 1차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약 20%를 1주당 3만4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3만400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당시 신주 발행가액입니다.
현재 주가의 5분의 1 밖에 되지 않습니다.
2차에서는 나머지 지분을 행사 당시 시장가격에 사들일 수 있습니다.
2차 물량은 1차 물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15~25% 사이로 추정됩니다.
이 대표는 차수에 따라 행사 가격을 다르게 한 것은 삼성전자의 투자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 2차에 걸친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오준호 CTO(최고 기술 책임자) 등 현 경영진에서 삼성전자로 바뀌게 됩니다.
삼성전자가 추가 투입하는 자금은 계약가격과 지금의 시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1차 1천억원 정도, 2차 9천억원 가량으로 총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2차의 경우 멀게는 5년 뒤에 있을 일인데 어제 종가로 단순계산했기 때문에 수치 자체는 참고용으로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삼성전자가 욕심낼 만한 기업이라고 보십니까?
<기자> 이 대표는 한마디로 가격 대비 성능, 가성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정호 /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감속기라는 것 딱 한 가지를 제외하고 다 내재화했기 때문에 어느 기업 못지않게 원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해외에서도 가격과 내재화에 관한 이슈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 비중에서 가장 큰 제품은 협동로봇인데,
이 대표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구동기, 제어기와 같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1년 창사 이전부터 연구 개발해 핵심 부품을 내재화한 덕분에 원가율을 국내 경쟁사 대비 절반정도까지 낮췄다고 합니다.
비슷한 가격대로는 중국 경쟁사 제품이 있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성능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대표에 따르면 두 기업은 최근 협동로봇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가전 제조 공정 라인 자동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콜옵션 행사가 끝나는 2029년 글로벌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이정호 /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모든 사람이 기업의 끝은 당연히 세계 1등을 목표하지 않을까요. 저는 한 5~6년 보고 있어요. 해외 시장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실제 매출은 일어나고 있습니까? 수익성도 궁금하군요.
<기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매출액은 210억 원, 영업이익은 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 280%씩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 로봇 기업 가운데 드물게 2년 연속 흑자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올해를 해외 수출의 원년으로 삼고 협동로봇과 자율주행로봇(ARM)을 주력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미국에 현지법인을, 독일에 총판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대리점을 늘려 판매 창구를 넓힌다는 방침입니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증권가도 긍정적인데요.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는 올해 매출 425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으로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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