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LG생건, 납품가 갈등 끝

조성필 2024. 1.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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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를 둘러싼 갈등을 빚던 쿠팡과 LG생활건강이 12일 직거래 재개를 발표한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확대된 반(反)쿠팡 전선을 첫손으로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LG생활건강에 협상을 본격화한 것으로 안다"며 "수개월 지속된 협상 끝에 양사가 다시 힘을 합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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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거래 재개 협의 결실
4년9개월 만에 직거래
코카콜라·CNP 로켓배송 가능

납품가를 둘러싼 갈등을 빚던 쿠팡과 LG생활건강이 12일 직거래 재개를 발표한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확대된 반(反)쿠팡 전선을 첫손으로 꼽는다.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반쿠팡 연합'에 맞서 쿠팡은 중소·중견 제조사들의 입점을 늘리며 대응해왔으나, 그 한계는 분명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장기적인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쿠팡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반쿠팡 연합 전선의 선봉으로는 CJ제일제당이 꼽힌다. 2022년 말 납품단가 이견으로 쿠팡에 햇반 등 주요 상품의 납품을 중단했다. 이후 신세계, 네이버 등과 손을 잡고 연합전선을 확장, 쿠팡을 압박해나갔다. 쿠팡은 중소·중견 제조사 입점을 확대해 나가면서 맞불을 놨지만, 업계에선 "쿠팡이 장기적으로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쿠팡은 이번 거래의 재개로, 기존 중소·중견 제조사 상품에 더해 LG생활건강의 글로벌 베스트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쿠팡 입장에선 반쿠팡 연합 전선에 맞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게 된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입장에서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확보해 대형 유통사와 제조사가 뭉친 '반쿠팡 연대'에 대한 대응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쿠팡이 LG생활건강과 거래를 재개한 또 다른 배경으로는 알리 익스프레스나 태무 등 중국발 직구업체의 빠른 성장이 꼽힌다. 특히 알리 익스프레스는 해외 직구를 넘어 국내 오픈마켓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를 비롯해 쿠쿠, 애경산업 등 국내 브랜드 13개가 최근 입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물류센터 건립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다시 말해 쿠팡 입장에서는 한국 유통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는 알리 익스프레스 등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LG생활건강과 거래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배경 탓에 쿠팡과 LG생활건강이 직거래를 재개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쿠팡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LG생활건강에 협상을 본격화한 것으로 안다"며 "수개월 지속된 협상 끝에 양사가 다시 힘을 합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과 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 납품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LG생활건강은 자사 상품에 대해 불공정 거래를 일삼았다며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 측도 "LG생활건강이 쿠팡에 타 유통업체 판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했다"며 거래를 중단했었다. 이 같은 갈등의 골 때문에 업계에서는 직거래 재개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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