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의 선택이다!"…센터백 드라구신, 토트넘과 2030년까지 계약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라두 드라구신은 다른 팀들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홋스퍼 이적을 원했다. 드라구신의 에이전트도 놀랄 정도였다.
토트넘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구신이 제노아에서 합류했다. 우리는 드라구신을 영입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루마니아 국가대표인 드라구신은 2030년까지 계약을 체결했으며, 등번호 6번을 달게 된다"라며 드라구신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 구단을 통해 "난 이번 이적이 올바른 단계라고 느꼈다. 이 선택은 내 심장에서 나온 것이다"라며 토트넘 이적 소감을 밝혔다.
당초 토트넘이 제안한 금액은 2500만 유로(약 361억원)였지만, 제노아는 3000만 유로를 고수했다. 결국 토트넘이 제노아의 제안을 수락하며 이적이 이뤄졌다. 로마노에 의하면 토트넘이 2500만 유로를 한 번에 지불하는 게 아닌 2500만 유로와 500만 유로(약 72억)의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토트넘은 또한 드라구신을 영입하는 대신 오른쪽 측면 수비수 제드 스펜스를 제노아로 임대 보냈다.
앞서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 소속이자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드라구신이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3000만 유로(약 433억)의 새로운 제안이 나왔고, 구단 간의 합의가 이뤄졌다"라며 드라구신이 토트넘으로 이적한다고 전했다. 이후 드라구신이 이탈리아 제노아 공항을 떠나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이탈리아 유력 기자 지안루카 디마르지오도 "드라구신이 토트넘 이적을 선택했다. 드라구신은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향할 예정이다. 토트넘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드라구신은 밤 동안 고민한 후 선택을 내렸다"라며 드라구신의 이적 소식을 보도했다.
공신력 높은 기자로 유명한 영국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역시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에 합의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제노아는 지난밤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라며 같은 소식을 전했다.
루마니아 출신의 센터백인 드라구신은 겨울 이적시장이 가까워지면서 토트넘과 연결되기 시작한 선수다. 유벤투스에서 유스를 거쳐 프로에 데뷔했고, 삼프도리아와 살레르티나에서 임대 생활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 시즌 세리에B 소속이었던 제노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격에 힘을 보탰고, 드라구신의 활약에 만족한 제노아가 완전 이적 옵션을 발동시켜 시즌 도중 제노아 선수가 됐다.
드라구신의 장점은 큰 키에서 나오는 공중볼 처리 능력이다. 또한 키에 비해 속도도 빠르고, 어느 정도의 빌드업 능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내에서도 주목할 만큼 실력은 확실하게 인정받은 선수다. 드라구신 영입으로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이어졌던 센터백 고민을 해결했다.
◆ 토트넘은 왜 수비가 필요했나
토트넘의 수비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좋은 호흡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판더펜이 부상으로 쓰러지고 로메로가 퇴장을 당한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문제가 터진 건 11월 초에 열린 첼시전. 이날 토트넘은 1-4 대패를 당했는데, 패배보다 더욱 쓰라린 것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었다. 제임스 매디슨과 판더펜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고, 로메로가 퇴장당해 징계를 받았다. 순식간의 핵심 선수를 셋이나 잃은 토트넘은 이어진 경기부터 고전했다.
특히 센터백 포지션이 가장 큰 문제였다. 토트넘은 벤 데이비스와 에릭 다이어, 에메르송 로얄 등을 기용했으나 로메로와 판더펜의 공백을 메울 수 없었다. 풀백 출신이지만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데이비스의 경우 이전의 경험이 있어 센터백 역할도 곧잘 해냈지만, 에메르송은 센터백 포지션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메르송이 풀백, 게다가 공격적인 풀백이기 때문에 기대하기 힘든 일이었다.
문제는 다이어였다. 다이어는 판더펜이 부상으로 빠진 시기에 잠시 경기에 출전했지만, 이전처럼 부진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겼다. 기본적인 수비 능력도 떨어지는 데다 장점이던 긴 패스 전개 능력도 사라진 모습이었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다시 벤치로 내리고 데이비스를 내세웠고, 토트넘은 한동안 데이비스와 로메로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이는 토트넘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첼시전 대패 이후 울버햄튼과 애스턴 빌라에 연달아 패배해 3연패를 기록했다. 맨체스터 시티전 무승부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이어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패배하며 5경기 무승에 빠졌다.
다행히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승리하며 무승을 끊어냈다.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 에버턴을 차례대로 격파하며 승점을 쌓은 토트넘은 브라이턴 호브 앤드 앨비언에 패배해 주춤했지만 본머스전 승리로 다시 분위기를 다잡았다. 1위였던 토트넘은 첼시전 이후 4위 밖까지 추락했으나, 12월부터 쌓은 승점 덕에 다시 4위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 토트넘의 순위는 5위.
최근 분위기는 좋지만, 끝없이 떨어질 때 위기를 느낀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 영입에 주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공개적으로 토트넘이 센터백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러 센터백들이 토트넘과 연결됐다. 토트넘은 센터백 영입을 마무리한 뒤 다른 포지션 보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토트넘은 초기에 바르셀로나 출신이자 현재 니스에서 뛰고 있는 장-클레어 토디보를 노렸지만, 니스가 시즌 중 토디보를 매각하기 꺼려하자 드라구신으로 선회했다.
◆ 나폴리, 바이에른 뮌헨 거절…드라구신의 선택은 토트넘!
드라구신 영입은 마냥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이미 드라구신과 개인 합의를 마친 상태였지만, 막바지까지 드라구신 영입을 확신할 수 없었다. 드라구신의 활약을 지켜본 나폴리도 드라구신을 영입하기 위해 돈과 레오 외스티고르를 포함한 제안을 들고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이탈리아 소식을 전하는 '풋볼 이탈리아'는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판의 보도를 인용해 “나폴리도 드라구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나, 제노아가 요구하는 이적료를 맞출 생각은 없다. 나폴리는 제노아에 2000만 유로(약 288억)와 외스티고르를 제안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거함 뮌헨도 드라구신에게 공식적인 제안을 건넸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100%의 컨디션이 아니고, 김민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로 인해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센터백 영입 필요성이 생긴 뮌헨이 드라구신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드라구신은 계획을 바꾸지 않았다. 길지 않은 고민 끝에 토트넘 이적을 선택했다. 드라구신이 토트넘을 선택하자 나폴리는 드라구신을 포기했고, 뮌헨도 다이어 영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드라구신이 원하는 이적이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드라구신의 에이전트는 드라구신이 뮌헨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드라구신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약속을 맺었고, 그는 그 약속을 존중했다"라며 에이전트조차 드라구신이 뮌헨의 제안을 거절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드라구신이 뮌헨을 거절한 이유는 주전 경쟁 때문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드라구신이 지난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세리에A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현실적으로 당장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 김민재를 넘기는 어렵다. 만약 드라구신이 뮌헨 이적을 선택했다면 주전에서 밀린 3옵션 혹은 4옵션이 되는 셈.
사실상 대부분의 경기에서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센터백은 다른 포지션들에 비해 로테이션이 더욱 적은 포지션이다. 두 명, 혹은 세 명의 센터백이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팀들이 웬만해서는 센터백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는다. 센터백에 배치되는 선수가 바뀌는 건 컵 대회나 되어야 한다.
반대로 드라구신은 토트넘에서 곧바로 출전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시즌 도중 쓰러진 판더펜이 아직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로메로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데다, 데이비스마저 최근 쓰러졌기 때문이다.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토트넘은 현재 선수 기용을 가릴 만한 상황이 안 된다.
출전하는 기간 동안 드라구신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적어도 준주전 이상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드라구신 입장에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고려한다면 뮌헨보다 토트넘 이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찍으면 대박…드라구신도 '파라티치 픽'
드라구신 역시 파비오 파라티치 전 토트넘 단장이 선택한 선수다. 드라구신을 향한 토트넘 팬들의 기대감이 큰 이유다.
토트넘은 파라티치의 이탈리아 커넥션을 적극 이용했다. 이탈리아 출신이자 유벤투스에서 오래 활동한 경험을 갖고 있는 파라티치는 주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는 선수들을 토트넘으로 데려왔다. 파라티치는 임기 초반부터 피에를루이지 골리니와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영입했다. 특히 당시 아탈란타에서 세리에A 최고의 센터백으로 자리잡은 로메로는 데려온 건 성공적인 영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도 파라티치의 세리에A 커넥션은 빛났다. 2021-2022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쿨루세브스키는 반 시즌 만에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도와주는 특급 도우미로 자리잡았고, 벤탄쿠르는 토트넘의 신형 엔진이 됐다. 두 선수가 유벤투스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던 자원이었다는 점, 그런 선수들을 저렴한 가격에 영입했다는 점이 파라티치의 위상을 올려줬다.
한 시즌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반 페리시치와 현재 토트넘의 레프트백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데스티니 우도기 또한 파라티치의 작품이다. 이후 파라티치는 유벤투스 시절 분식회계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징계를 받았고, 토트넘 단장직에서 물러났다.
파라티치의 징계는 부분적으로 완화됐다. 당초 파라티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에 따라 전 세계 어떤 곳에서도 활동할 수 없었지만, FIFA가 항소를 받아들이면서 이탈리아 밖에서 행정가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바뀌었다.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파라티치는 단장직을 내려놓은 뒤인 현재도 토트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토트넘의 이적시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티치는 지난여름과 이번 겨울에도 다시 한번 토트넘을 도왔다. 토트넘의 새로운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영입이 임박한 라두 드라구신 모두 파라티치가 선택한 선수들이다. 비카리오, 드라구신 역시 파라티치가 토트넘으로 데려온 대부분의 선수들처럼 세리에A 출신이다.
타율이 상당히 좋다. 현재 토트넘 수비의 기둥이 된 로메로는 설명할 필요도 없고, 쿨루세브스키와 벤탄쿠르도 토트넘에 완전 영입돼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우도기와 비카리오의 이번 시즌 활약도 상당하다. 페리시치도 지난 시즌의 공로가 적지 않다.
◆ 드라구신, 어떤 선수일까?
토트넘이 드라구신을 영입하자, 현지에서는 드라구신이 어떤 선수인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축구 전문가 미나 루주키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토트넘 팬들이 드라구신에게 어떤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루주키는 "드라구신은 유벤투스 시절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아래에서 데뷔했다. 눈에 띄는 건 그의 신체조건이었다. 드라구신은 키도 크고 체격도 좋다. 그와 펼치는 경합에서 승리하는 건 정말 어렵다. 드라구신은 공중볼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정말 강하고 공격적인 수비 스타일을 갖고 있다. 피를로 감독은 드라구신이 1군 선수들과 훈련하길 원했고, 드라구신은 제노아에서 공을 더 잘 다루는 선수로 거듭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구신은 훌륭한 롱 패스를 뿌리고, 상대 입장에서 드리블로 그를 뚫어내는 건 상당히 어렵다. 드라구신은 엄청나게 빠르지는 않지만 충분히 빠르다. 세트피스에서 드라구신을 이기기 힘들 것이며, 드라구신은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는 것도 좋아한다"라고 덧붙였다.
루주키는 드라구신의 성격, 즉 인성을 두고도 칭찬했다. 루주키는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건 그의 성격이다. 모두가 드라구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얼마나 열심히 배우고 발전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이런 선수가 드물다. 드라구신은 최고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라며 드라구신의 직업 의식이 높다고 했다.
드라구신이 뮌헨을 거절하고 토트넘을 선택한 이유도 공개했다. 루주키는 "드라구신은 프리미어리그(PL)를 지켜봤고, 항상 PL에 합류하고 싶어했다. 그는 PL이 자신과 완벽하게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존재도 이유가 됐다. 루주키는 계속해서 "이는 감독의 성격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 과거 드라구신을 지도했던 피를로 감독은 라커룸에서 소리를 지르는 권위주의적인 스타일이 아니었다. 피를로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하고 동기부여했다. 드라구신은 피를로 감독을 기쁘게 하고 싶었고, 함께 일하길 원했다. 제노아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감독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드라구신은 라커룸에서 사랑받고 있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같은 것을 발견했다고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구신의 토트넘 이적에 대한 로마노의 의견도 긍정적이다. 로마는 축구 통계 매체 '옵타'를 통해 "토트넘은 오랫동안 드라구신을 스카우트했기 때문에 그를 원하고 있다. 난 드라구신이 훌륭하지만 과소평가된 센터백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드라구신이 능력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은 선수라고 했다.
'옵타'에 따르면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제노아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 매체는 이 기록이 제노아가 공격을 전개할 때 드라구신을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두 번째로 많은 클리어링(87회)을 기록했고, 공중볼 경합 성공 부문에서는 수비수 중 가장 많은 기록(59회)을 세웠다. 또한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한 적도 한 번에 불과하다.
손흥민과 베르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골 결정력이었다. '텔레그래프'는 "하지만 두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골문 앞에서의 효율이다. 베르너는 기대득점에 비해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이와 대조적으로 손흥민은 PL에서 단 한 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기대득점을 모두 능가하는 골을 기록했다. 지난 4시즌 중 3시즌 동안 손흥민의 슈팅 전환율은 20%가 넘었고, 빅 찬스 전환율도 40%를 넘겼다. 베르너는 손흥민의 위치를 커버할 수 있지만, 그의 마무리 능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너의 아쉬운 골 결정력에도 불구하고 '텔레그래프'가 베르너 영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토트넘의 전술이었다. '텔레그래프'는 빠른 템포로 경기를 운영하는 토트넘의 전술 스타일이 베르너에게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는 데에 능한 베르너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
매체는 "투헬 감독 시절 다른 팀들은 첼시를 상대로 깊숙히 자리를 잡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베르너가 활동하기 좋아하는 뒷공간의 크기를 줄였다. 토트넘도 공을 많이 갖고 있기는 하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는 더 직선적이다"라며 현재 토트넘이 사용하고 있는 전술이 베르너에게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토트넘, 일 이렇게 잘했나...벌써 2호 영입 척척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으로 겨울 이적시장 2호 영입을 마무리했다. 앞서 토트넘은 RB 라이프치히의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임대로 데려오며 아시안컵에 차출된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고 공격을 강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지난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뒤부터 줄곧 스트라이커 영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즌 중반까지는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고, 살아난 히샤를리송을 스트라이커로 배치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케인의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손흥민의 아시안컵 차출 일정을 고려해 겨울에 공격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다.
자연스레 겨울 이적시장을 앞둔 토트넘의 최대 과제는 손흥민 공백 최소화가 됐다. 1월 12일부터 열리는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대회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2월 초중순까지 토트넘에서 뛰지 못한다는 건 이전부터 알려진 사실. 이를 위해 토트넘은 일찍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대신해 팀의 득점을 책임질 수 있는 스트라이커를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르너는 자신을 향한 의심의 시선을 지우는 게 우선이다. 영국 '풋볼 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물론 베르너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첼시에서 뛰며 PL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첼시 시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득점 기록이 실망스러웠다. 베르너는 첼시에서 뛴 두 시즌 동안 PL에서 단 10골을 넣는 데 그쳤다"라며 베르너가 첼시 시절 PL에서 실패한 경력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골드의 설명처럼 베르너는 두 시즌 동안 PL에서 60경기에 가까운 기회를 받았지만, 초라한 득점 기록을 남긴 채 독일로 떠났다. 첼시는 베르너를 신뢰하며 베르너에게 상당히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했는데, 베르너는 첼시의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장점이 확실한 선수였지만, 그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 베르너는 라이프치히 시절부터 정확한 타이밍에 침투를 시도해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라인 브레이킹 능력과 주변 동료들을 활용하는 연계 능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첼시에서는 이런 장점들도 살리지 못했고, 단점이었던 부족한 골 결정력만 눈에 띄었다.
베르너는 라이프치히로 돌아온 뒤 치른 첫 번째 시즌 27경기(선발 23경기)에 출전해 9골 3도움을 기록, 준수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개막한 뒤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베르너를 대신해 로이스 오펜다, 유수프 폴센, 사비 시몬스, 베냐민 세슈코 등 어리고 유망한 자원들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베르너는 이미 한 차례 PL에서 실패한 경력이 있고, 최근 경기력까지 좋지 않다. 또한 베르너가 토트넘에 합류하려는 목적도 다른 게 아닌 내년 열리는 유로 2024를 바라보고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토트넘이 완전 이적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기는 했으나, 베르너와 동행하는 6개월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올 만하다.
현지에서도 베르너를 향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사미 목벨은 "토트넘은 왜 베르너와 계약을 맺었나? 그는 첼시 시절 성숙하지 못했고 냉담했다. 토트넘이 첼시의 실패작인 베르너를 영입한 건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라이프치히에서 뛴 14경기에서 2골을 터트린 건 토트넘 팬들을 설득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베르너가 런던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2년을 보냈다는 점을 생각하면 토트넘의 베르너 영입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영국 '텔레그래프'에서는 베르너 영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텔레그래프'는 "베르너는 손흥민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의 전술을 구사하는 토트넘에서 베르너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만하다. 베르너는 분데스리가에서 눈에 띄지 않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적합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텔레그래프'는 베르너가 손흥민과 유사점과 차이점을 모두 갖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베르너가 중앙 공격수와 왼쪽 측면 공격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점에는 걱정이 없다. 이 두 포지션은 손흥민이 없을 시 다른 선수들일 커버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베르너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왼쪽에서 뛰더라도 상대 뒷공간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터치맵과 지난 시즌 베르너의 터치맵은 상당히 비슷하다. 손흥민이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기는 하다"라며 베르너와 손흥민이 비슷한 유형의 공격수라고 했다.
손흥민과 베르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골 결정력이었다. '텔레그래프'는 "하지만 두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골문 앞에서의 효율이다. 베르너는 기대득점에 비해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이와 대조적으로 손흥민은 PL에서 단 한 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기대득점을 모두 능가하는 골을 기록했다. 지난 4시즌 중 3시즌 동안 손흥민의 슈팅 전환율은 20%가 넘었고, 빅 찬스 전환율도 40%를 넘겼다. 베르너는 손흥민의 위치를 커버할 수 있지만, 그의 마무리 능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너의 아쉬운 골 결정력에도 불구하고 '텔레그래프'가 베르너 영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토트넘의 전술이었다. '텔레그래프'는 빠른 템포로 경기를 운영하는 토트넘의 전술 스타일이 베르너에게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는 데에 능한 베르너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
매체는 "투헬 감독 시절 다른 팀들은 첼시를 상대로 깊숙히 자리를 잡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베르너가 활동하기 좋아하는 뒷공간의 크기를 줄였다. 토트넘도 공을 많이 갖고 있기는 하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는 더 직선적이다"라며 현재 토트넘이 사용하고 있는 전술이 베르너에게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스카이스포츠, 토트넘 홋스퍼,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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