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호황에 새내기 도전…HD현대마린솔루션·현대힘스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1. 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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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에 새내기 도전

HD현대마린솔루션·현대힘스

한때 구조조정 아픔을 겪었던 조선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며 조선 관련 기업 IPO가 주목받는다. 주요 조선사는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고, 중장기 전망도 밝다. 친환경 선박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다. 2022년 시장조사업체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이 전체의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25~2026년부턴 본격적인 친환경 선박 교체 사이클이 시작된다.

2024년 IPO에 나설 조선 새내기는 HD현대마린솔루션, 현대힘스 등이다. SM상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철회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조선해운업 상장 도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거래소 예비심사가 진행 중이며, 현대힘스는 1월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2016년 설립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건축기술 전문업체로 선박 부품 판매와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을 한다. HD현대중공업의 사후서비스(AS) 사업을 양수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로 설립됐다 상장을 앞두고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몸값은 3조~4조원에 달하는 대어급이다. 2022년 매출 1조3338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온 데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은 만큼 목표한 몸값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현대힘스는 2008년 4월 HD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이 현물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선박 블록, 선박 내부재, 배관 제조, 의장품 도장 등 조선 기자재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주요 매출처로는 HD현대그룹 내의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있다. 조선블록 사외 제작사 중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선박 블록은 선박 건조에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다.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생산 일정 지연에 따른 납기 지연으로 조선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부품으로 꼽힌다.

현대힘스는 HD현대 계열사와 전략적 관계를 기반으로 지난 15년간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회사 측은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 공장을 지어 지리적 이점을 확보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선박 블록은 원소재인 철강을 제철소로부터 공급받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조선소에 납품한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제품이라 물류비용이 전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희망 공모가 범위(5000~6300원)에서 870만7000주(하단 기준 435억~548억원)를 공모한다. 이 중 522만4000주(60%)는 신주, 348만3000주(40%)는 구주 매출 물량이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2244억원이다. 1월 8~12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1월 17~18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철강·물류 플랜트社 플랜텍

상장폐지 8년 만에 재도전

플랜텍도 눈길을 끈다. 철강·물류 플랜트 부문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으로 이번이 재도전이다. 2016년 워크아웃으로 상장폐지된 지 약 8년 만이다. 플랜텍은 1982년 포스코 자회사로 설립된 제철정비가 전신이다. 1989년 성진기계(성진지오텍)로 넘어갔다가 2010년 포스코에 인수됐다. 이후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고 2023년 9월 사명에서 포스코를 떼고 플랜텍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했다. 플랜텍은 포스코가 보유한 용광로의 설비를 고도화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고로 개수’가 주력 사업이다.

2007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뒤 연매출 5000억원, 시가총액 7000억원 이상의 우량 기업 반열에 올랐으나, 2013년부터 적자에 시달리다 2015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포스코그룹이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2016년 4월 상장폐지됐다. 플랜텍은 5년간 워크아웃을 거쳐 2020년 6월 유암코에 매각됐다. 비슷한 시기 채권단도 채무를 출자전환해 자본 확충을 도왔다. 현재 유암코가 지분 7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 11%, 포스코건설 2.4% 등이 주요 주주다.

플랜텍 측은 재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암코에 인수되기 직전인 2020년부터 2년간 3000억원 안팎의 매출과 200억원가량 영업이익을 냈다. 2022년에는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 1~3분기 매출 4995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을 달성했다. 워크아웃을 거치는 동안 기존 비주력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해양, 모듈, 조선업에서 발을 빼고 기존 실적과 핵심 역량을 보유한 철강 플랜트에 집중한 결과다. IB업계에서는 플랜텍 기업가치를 약 4000억원대 중반으로 판단한다. 플랜트 엔지니어링 상장사의 평균 PER인 10~12배 수준에 2022년 플랜텍 순이익을 적용해서다. 포스코그룹이 플랜텍의 경영권을 재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플랜텍과 포스코그룹의 사업적 연관성이 밀접해서다. 유암코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에도 포스코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포스코향 매출 비중은 90%대에 달한다.

(일러스트 : 정윤정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1호 (2024.01.01~2024.01.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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