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태원 유가족 위로공연 대관 거부 논란... "행사내용 민감"

심규상 2024. 1. 12. 11: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전시가 민간 위탁하고 있는 대전사회혁신센터(센터장 이상호, 수탁기관 미담장학회, 대전시 중구 중앙로)가 한 시민단체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 위로 공연 대관을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며 거절해 비난이 일고 있다.

'성서대전'은 지난 4일 대전사회혁신센터에 시민 대관공간인 커먼즈필드대전 내 '모두의 공간'에 대관을 신청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전사회혁신센터 "실무자 판단 따른 것" 불허 통보... 시민단체 "시민 공간 무원칙 운영" 비판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커먼즈필드대전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간소개 이미지 화면 갈무리
ⓒ 커먼즈필드대전
   
대전시가 민간 위탁하고 있는 대전사회혁신센터(센터장 이상호, 수탁기관 미담장학회, 대전시 중구 중앙로)가 한 시민단체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 위로 공연 대관을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며 거절해 비난이 일고 있다.

'성서대전'은 지난 4일 대전사회혁신센터에 시민 대관공간인 커먼즈필드대전 내 '모두의 공간'에 대관을 신청했다. 다음 달 17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모시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노래 공연을 하겠다는 행사 취지도 대관신청서에 담았다.

커먼즈필드대전는 지역사회 혁신을 위한 지역거점 공간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2022년 7월 문을 열었다. 시민공유 서가(모두의 서재)를 비롯해 여러개의 작은 이야기방(회의실), 작은 공연장(모두의 공간 등), 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대관하고 있다.

그런데 대전사회혁신센터는 11일 성서대전 측에 대관을 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성서대전 관계자는 "대관 신청 후 일주일 째 홈페이지에 '심사 중'이라고만 돼 있어서 담당자가 바쁜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실무자가 전화를 통해 '대관을 승인하면 자기 입장이 상당히 곤란해질 것 같다'면서 대관 불허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문제가 되면 빼겠다고 했지만 무작정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대전시가 운영하는 시민 공간을 이렇게 무원칙하게 운영해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대전사회혁신센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행사 내용이 민감한 부분과 오해의 소지가 있어 불허 통보했다"며 "다만 센터의 공식 의견이 아닌 실무담당자의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관 불허 기준으로 정한 '종교·정치·영리 목적에 해당해 불허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관 불허에 대한 센터의 공식 입장'을 묻자 "대관 여부에 대한 결정은 내 선에서 가능하다"며 "대관 신청자가 이의제기를 해오면 그때 조직에 보고해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 이태원 참사 특별법 염원, "국회를 향한 마지막 걸음, 진실을 향한 첫 걸음" 1월 9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8일 오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서울시청 앞에서 국회의사당까지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염원, 국회를 향한 유가족 마지막 행진'이 진행됐다. 마지막 행진에 참석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특별법안'을 들고 행진하며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고 있다.
ⓒ 이정민
 
북한 전문가 강연에 '정치행사냐' 의문 제기... 대전시 측 "대관업무는 수탁기관이 판단"

지역 내 다른 단체들도 공간 대관에 대해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관계자는 "북한 정치학 전문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 위해 강사와 강의 주제 등을 자세히 적어 대관 신청을 했는데 해당 실무자가 '정치적인 행사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며 "결국 대관 승인이 이루어졌지만 행사 내용을 사전 검열받는 느낌을 받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대전충남 겨레하나 관계자도 "올해 남북관계 현황을 짚고 사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대관신청서에 행사 내용을 써 12명 공간의 회의실을 대관 신청했는데 실무자가 회의 성격이 정치적인 것 아니냐며 필요 이상으로 물어와 당황했다"며 "대관 승인이 났지만 신청서 양식을 벗어난 정보를 요구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대전시 소통협력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대전사회혁신센터 업무를 지도감독하고 있지만 대관업무에 대해서는 수탁기관이 판단할 문제로 대전시가 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사회혁신센터는 지난 2020년 개관했고 시민 거점공간인 커먼즈필드대전은 지난 2022년 7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는 미담장학회가 대전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이다. 대전시는 매년 대전사회혁신센터에 지역문제해결을 위한 생활실험과 커뮤니티 네트워크 구축 등 사업비(올해 17억 1000만 원)를 지원하고 있다.
 
 대전시가 민간 위탁하고 있는 대전사회혁신센터(센터장 이상호, 수탁기관 미담장학회, 대전시 중구 중앙로)가 한 시민단체의 이태원 유가족 위로 공연을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며 대관을 거절해 비난이 일고 있다. 사진은 커먼즈필드 대전 대관 신청방법을 안내하고 있는 누리집을 갈무리한 것이다.
ⓒ 커먼즈필드대전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