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믿음직한 다이어를 샀으니, 미드필더는 안 산다… '긴축'으로 돌아선 바이에른

에릭 다이어(바이에른뮌헨). 바이에른뮌헨 X 캡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의 전력강화를 위해 필수였던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은 없다. 바이에른은 센터백 겸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 한 명으로 뼈대 라인의 강화를 끝냈다. 김민재의 부담도 후반기에 그대로일 것으로 보인다.

12일(한국시간) 바이에른의 첫 겨울 영입으로 다이어가 합류했다. 토트넘홋스퍼에서 후보로 밀려 있던 다이어는 손흥민의 동료에서 김민재의 동료가 된 셈이다. 계약기간은 반 시즌이고, 1년 연장 조항이 있다. 번호는 토트넘에서 쓰던 15번을 유지했다.

영입을 맞아 토마스 투헬 감독이 "다이어는 수비 스페셜리스트"라고 말한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최근에는 주로 중앙수비를 맡았다. 다이어 영입은 레온 고레츠카를 미드필더 자리에 전념하도록 해방시켜 줄 것이다. 언제나 잘 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다이어의 활용도에 대한 현지 관심에 답했다.

동시에 독일 매체들에서는 바이에른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다이어가 센터백 후보, 미드필더 후보 역할을 모두 할 수 있으므로 라이트백을 한 명 수급하는 선에서 보강을 마친다는 전망이다.

바이에른이 원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풀럼 소속 주앙 팔리냐 한 명이었다. 지난해 여름에도 영입 합의까지 갔다가 풀럼이 대체선수를 구하지 못해 극적으로 무산된 바 있는데, 겨울 영입 가능성을 타진해봤지만 몸값이 오를 듯한 기색에 일찌감치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바이에른의 선발 라인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게 된다. 다이어는 후보 선수고, 멀티 수비수 노르디 무키엘레 역시 센터백과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긴 하지만 달리 말하면 라이트백 스페셜리스트는 아니다. 무키엘레가 기존 라이트백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반드시 밀어낼 거라 전망하기 힘들고, 무키엘레의 수비력은 더 좋지만 반대로 공격력 부족이 아쉬워질 수 있다.

미드필더 영입은 없지만, 수비진에 난 구멍을 메우러 이리저리 차출됐던 기존 미드필더들을 중원에서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수비력 있는 라이트백이 필요하면 콘라트 라이머를 기용했고, 선수층이 너무 얇았던 중앙수비에 결원이 연달아 발생하면 고레츠카를 기용했다. 앞으로는 라이머와 고레츠카 모두 중원에서만 활용할 수 있게 됐고, 미드필더 영입은 없지만 간접적으로는 중원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투헬 감독의 "레온 고레츠카를 미드필더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에서 엿보이는 기대다.

에릭 다이어. 서형권 기자

에릭 다이어(토트넘홋스퍼). 서형권 기자

결국 김민재를 둘러싼 환경은 전혀 변하지 않게 된다. 요주아 키미히와 고레츠카를 중심으로 한 중원 조합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김민재 앞에서 수비와 빌드업 허브 역할을 맡아 줄 선수는 추가되지 않았다. 기존 선수인 키미히의 컨디션 상승, 투헬 감독의 전술 조정만이 바이에른 경기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다.

다이어가 뜻밖에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이어가 가장 잘 했던 시기는 센터백으로 완전 전향한 최근이 아니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토트넘이나 잉글랜드 대표팀 선발 멤버였던 시절 미드필더로 뛸 때다. 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자신이 전진할 필요가 없다면 다이어는 비교적 후방에서 앞을 보며 공을 뿌리고, 수비진에 합류하는 식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바이에른처럼 공을 오래 소유하는 팀에서 그런 역할만 골라 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진= 바이에른뮌헨 X 캡처,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