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곧' 김지훈 "서인국의 이재 탐나…10살만 어렸어도" [엑's 인터뷰②]

조혜진 기자 2024. 1. 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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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지훈이 '이재, 곧 죽습니다' 속 탐나는 캐릭터를 밝혔다.

김지훈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연출, 각본 하병훈)에서 욕망을 위해 살인을 멈추지 않는 사이코패스 재벌 박태우로 분해 소름 끼치는 열연을 펼쳤다.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 분)가 초월적 존재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서 김지훈은 '역대급 빌런' 박태우가 돼 파트2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이재의 환생이 아니었기에 김지훈은 이재를 연기하는 여러 명의 동료들과 함께 오랜 기간 촬영을 해야 했다. 김지훈은 "(캐릭터 설정상) 여기저기 기웃대다 보니, 시작부터 끝까지 (촬영을) 함께 했다. 주인공 최이재보다 촬영이 늦게 끝났다. 마지막 촬영을 제가 했다"고 밝히며 웃었다.

그는 "내가 태우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힘들었다. 나쁜 놈이지 않나. 그런데 (촬영이) 길어지더라. 저는 태우로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 게 힘든 일 중에 하나였다. 확실하게 정해져 있으면 안배할 수 있는데 늘 계속 불안하게 하는 것 있지 않나"라며 "거의 6, 7개월을 힘들게 지냈다"고 밝혀 긴 촬영 기간을 짐작케 했다.

긴 시간 박태우로 사는 게 힘들 정도로 극 중 인물이 저지르는 악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김지훈은 "악역을 할 때는 연습하는 과정이 좀 더 힘들다. 평소에 지을 필요 없는 표정과 느낌들을 만들어내야 해서 거울 보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박태우는 약을 하니까 진짜 약을 한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했다. 제가 다 안 해본 것들이니까 연습으로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박태우를 "'미친놈이구나', '악마구나' 이렇게 느끼길 바랐다"고도 했다. '데블스 에드버킷'의 알파치노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하며 박태우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대본엔 있었지만 편집이 돼 소개되지 않은 설정도 밝혔다. 그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힌 거다. '누가 살의를 속삭이는 거다'라고 했던 장면처럼. 그걸 좀 확장해서 누굴 죽이거나 타이밍일 때, 환청이 들리는 거다"라고 설명한 뒤, "그런 설정을 잡아 촬영했는데 (감독) 마음에 안 드셨는지 편집이 됐다"고 씁쓸하게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지훈은 "그걸 할 때 목에 담이 엄청 많이 왔다. 무섭고 소름 끼치는 걸 만들어 내려다보니까 목 근육이 자극이 됐나 보더라. 목이 안 돌아가고 근육통 같은 게 있어 몸이 괴로웠다. 그런 부분들은 결과적으로 깔끔하게 편집이 돼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감독님의 선택으로 결과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졌지만 (그게 나왔다면) 더 무서웠을까, 오히려 깎아먹었을까 약간의 궁금증과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또 김지훈은 "감독님이 만든 캐릭터니 더 멋진 캐릭터를 만들어주셨을 거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하기도. 박태우는 원작에는 없고 각본을 쓴 하병훈 감독이 만든 캐릭터다. 김지훈을 생각하고 만든 것일까 묻자 김지훈은 "감독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다"며 웃었다. 이어 "자기가 쓰면서 다른 배우들 '머릿속에 넣고 썼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셨다. 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먼저 제안을 해주셨으니 그러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김지훈은 "그때 제가 머리가 긴 상태였는데 (감독이) '이 역할을 하는데 머리를 잘라줄 수 있겠냐' 말씀해주셨다. 처음 만났을 때 감독님이 역할이 이래서 장발보다는 자르는 게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저도 장발 오래 했으니까 이미지 바꾸면 좋겠다 싶었다. 이 역할을 맡은 사람으로서 긴 머리를 고집하는 게 말이 안 됐다. 태강그룹이 삼성 같은 곳인데 (너무 긴) 장발이 연기로 커버가 안 되겠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영화 '발레리나' 당시보다 더 길었던 머리를 자르고 박태우를 만들었음을 밝혔다.

박태우는 자신이 저질렀던 모든 악행을 다 겪고 반 식물인간이 되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에 대해 김지훈은 "감독님이 대단하신 것 같다. 원작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원작의 묘미를 살리고 추가적인 재미를 더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이 안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극의 흐름을 마지막에 완성시켰다. 최이재가 죽은 것들을 마지막에 다 박태우에게 겪어보게 만들면서 복수하는 이 치밀한 대본 설정과 각색 과정이 너무 대단하다고밖에 생각이 안 든다"며 감탄했다.

그는 "(대본 읽고) '감독님이 하고 싶은 걸 다 썼네. 블록버스터 아니야?' 했다. 드라마에서 가능한 우려를 하기도 했다. 그 우려를 다 불식시키고 결과물을 봤을 때, 각색이 미쳤지만 그걸 (해내는) '감독님은 계산이 있으셨구나' 했다. 여러 장르를 다 완성시키셨구나. 무한의 리스펙을 보낼 수밖에"라고 재차 극찬했다. 열린 결말에 대해서는 "준수한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이재가 스스로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크게 반성한 사람한테는 기회를 주는 것. 신이 너무 가혹한 것도 슬픈 일이지 않나. 이 결말이 저는 좋다"고 밝혔다.

수많은 이재가 등장하는 작품에서 탐나는 역할이 있는지 묻자 그는 "이재(서인국 분)가 탐났다"며 "10살만 어렸으면"이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김지훈은 "(이재가) 취준생이고 20대 후반, 우리나라 청년을 대표하는 역할이다. 제 생각엔 제가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적인 나이 때문에 '저 나이에 무슨 저런 역할을 해' 그럴 수는 있을 거다. 그 생각을 이해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삶의 고통과 내 선택에 대한 후회 이런 것들이, 제가 인생 2회차는 아니지만 2, 30대를 치열하게 겪어내고 40대가 되다 보니 경험들이 축적이 되어있더라. 같은 걸 보고도 더 느끼는 게 많다. 서인국 씨와는 다른 나만의 이재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아 이재라는 역할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김지훈에게 어떻게 남게 될까. 그는 "제 필모에 정말 내세울만한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박태우라는 캐릭터도 기억에 남는 역할로 남을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에게도 인생 드라마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고, (이미) 그렇게 돈 분들 꽤 있는 것 같고. 열심히 한 만큼 보람을 느끼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티빙,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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