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에 화상, 입원 거부…5살 아이, 결국 세상 떠났다

김판 2024. 1. 12. 06: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노토반도 지진이 결국 5살 어린 아이의 목숨을 앗아갔다.

아이는 지진으로 인해 화상을 입었는데 병원에서 입원을 거부당해 대기하던 중 결국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일본열상학회의 화상 분류체계에 따르면 가나토는 신체 부위의 15~30%에 해당하는 온수로 인한 화상, 즉 2도 중등증 등급에 해당한다.

학회는 중증과 중등증은 '입원 치료 수준'이라며 "중등증이라도 상황에 따라 구급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일반 병원에서 입원 치료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급차, 입원 등 여러 차례 거절 당해
결국 병원 대기하다가 숨져
어머니 “입원만 했더라면…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일본 지진으로 화상을 입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잃은 5살 가나토군. 일본 NNN 보도화면 캡처


일본 노토반도 지진이 결국 5살 어린 아이의 목숨을 앗아갔다. 아이는 지진으로 인해 화상을 입었는데 병원에서 입원을 거부당해 대기하던 중 결국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2일 일본 공영 NHK와 테레비가나자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에 규모 7.6의 지진이 덮칠 당시 나카가와 가나토(5)군은 어머니 미사키씨와 함께 친척 집에서 석유 난로 위에 떡을 굽고 있었다. 난로 위 주전자에는 물이 끓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진도 7의 지진이 이들을 덮쳤다. 지진으로 집이 크게 흔들리면서 난로 위에서 끓던 주전자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가나토의 엉덩이와 다리 위에 펄펄 끓던 뜨거운 물이 튀었다.

하지만 지진이 몰린 이 지역 일대에서 구급차 호출은 쉽지 않았다. 가나토군의 어머니는 지진 발생 직후 신고가 집중되면서 “화상으로는 출동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화상을 입은 아이가 고통스러워하자 어머니는 직접 차를 몰고 병원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되고 경보까지 울리면서 이 역시도 불가능했다.

일본 지진으로 화상을 입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잃은 5살 가나토군. 일본 NHK 보도화면 캡처


다시 한번 119에 전화를 걸어 읍소하자 이번에는 구급차가 출동했다. 어머니는 입원 치료를 요청했지만 병원에서는 “경상은 아니지만 중상도 아니다”며 입원을 거부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간지러워, 아파”라고 울부짖는 아이와 함께 병원 로비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집도 지진 피해를 입어 돌아갈 상황이 아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집으로 돌아온 3일 아침부터는 가나토의 상태가 악화됐다. 화상 통증과 함께 41도의 고열에도 시달렸다. 심한 메스꺼움 증상까지 나타나 시내 의원을 찾았지만 약 처방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4일 아침 가나토는 첫날 들렸던 병원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발열자는 방으로 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겨우 진찰 순서가 됐지만 그사이 숨을 거둔 상태였다. 가나토는 집중치료실(ICU)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시카정 당국은 “가나토가 경상에서 용태가 급변해 며칠 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본열상학회의 화상 분류체계에 따르면 가나토는 신체 부위의 15~30%에 해당하는 온수로 인한 화상, 즉 2도 중등증 등급에 해당한다. 학회는 중증과 중등증은 ‘입원 치료 수준’이라며 “중등증이라도 상황에 따라 구급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일반 병원에서 입원 치료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가나토를 진찰한 병원 측은 일본 매체에 “현재 경위를 검증하고 있다”고 답했다.

어머니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며 슬퍼했다. “병원에 입원만 할 수 있었다면”이라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가나토가 상냥한 아이였다고 한다. 생전에 가나토는 “장래에 히어로 같은, 사람을 지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억울하고 씁쓸하다. 왜 이렇게 돼버렸는지 아쉬움밖에 없다”며 “아이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같이 놀아주는 건데, 후회로 가득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