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트럼프’ 2위 자리 놓고 난타전 벌인 헤일리와 디샌티스

신창호,전웅빈 2024. 1. 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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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닷새 앞두고 공화당 경선 판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 반(反)트럼프 1인 구도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출마자들이 잇따라 경선을 포기하면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둘 중 한 명이 반트럼프 후보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가 폭스뉴스 출연을 핑계로 불참하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날 토론회는 헤일리와 디샌티스의 양자대결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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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힐러리처럼 되고 싶어 안달”
“캠프 운영도 못하는 디샌티스” 역공
크리스티 사퇴 ‘헤일리에 유리’ 분석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왼쪽) 플로리다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드레이크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서로 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키며 격론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닷새 앞두고 공화당 경선 판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 반(反)트럼프 1인 구도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출마자들이 잇따라 경선을 포기하면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둘 중 한 명이 반트럼프 후보가 될 전망이다.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드레이크대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주자 토론회에 참석해 격돌했다. 트럼프가 폭스뉴스 출연을 핑계로 불참하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날 토론회는 헤일리와 디샌티스의 양자대결로 진행됐다.

두 후보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대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디샌티스가 “힐러리 클린턴(전 민주당 대선후보)처럼 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하자 헤일리는 “당신은 멈추지 않고 거짓말만 하는 사람”이라고 거세게 받아쳤다.

디샌티스가 “헤일리는 동성애를 합법화한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보다 훨씬 더 진보적”이라고 꼬집자 헤일리는 “1억5000만 달러의 후원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다 써버리고 캠프 직원들 월급조차 못 주는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나는 유엔대사로 국제정치도 경험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로 정부도 운영해봤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불법 이민, 멕시코 국경 문제 등을 놓고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중국 문제를 놓고는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헤일리는 “미국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중국 대신 일본·인도·한국 등과의 교역 강화를 주장했다. 디샌티스는 아예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뉴햄프셔주 타운홀 행사에서 후보 사퇴를 선언하며 “어떤 식으로든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내 개인의 야망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헤일리와 디샌티스 중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정가와 공화당 내부에선 크리스티의 사퇴가 당내 반트럼프 표심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헤일리와 디샌티스 중 한쪽이 크리스티 지지층을 흡수할 경우 트럼프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CNN은 “두 후보 중 누가 15일 아이오와 코커스,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반트럼프 지지층을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 결과에서 헤일리는 14% 지지를 얻어 트럼프(6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디샌티스 지지율은 10%에 그쳤다. 전날 뉴햄프셔대 여론조사에선 트럼프(39%)와 헤일리(32%)의 지지율 격차가 7% 포인트로 좁혀졌다.

WSJ는 “한 달 전 경선주자 토론회에서 크리스티는 헤일리에 대해 ‘많은 업적을 이룬 스마트한 여성 정치인’이라고 칭찬했다”며 “지금으로선 크리스티 지지층은 디샌티스보다 헤일리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크리스티의 사퇴는 뉴햄프셔주에서 헤일리에게 더 넓은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뉴햄프셔주뿐 아니라 아이오와주에서도 헤일리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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